“제주 4·3에 관심” 국민 16.2% 그쳐...왜?
“제주 4·3에 관심” 국민 16.2% 그쳐...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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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내년이면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게 된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물론 관련 단체 등은 제주 4·3의 전국화에 주력하고 있다. 말 그대로 범정부 차원에서 내년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이 준비되고 있다. 시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전국 단위의 조직이 만들어 진 것은 물론 70주년을 전후해 제주뿐만 아니라 타지방에서도 제주 4·3을 재조명하고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그런데 정작 제주 4·3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당사자 격인 제주도민들 또한 제주 4·3 관심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제주를 제외한 국민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 국민 제주4·3사건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8.1%가 4·3을 알고 있다고 대답하면서도 제주4·3에 대한 평소 관심도를 조사한 결과 ‘관심 있다’는 응답은 16.2%로 ‘관심 없다(50.2%)’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제주도민들에서도 엿보였다. 506명의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제주4·3에 대해 ‘관심 있다’는 응답이 47.9%로 절반에 못 미쳤다. 물론 이번 조사는 제주4·3평화재단이 국민의 제주4·3 인지도를 평가해 4·3에 대한 역사 인식 제고 및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제주 4·3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낮은 것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방정부인 제주도를 비롯해 제주4·3평화재단은 물론 4·3유족회와 관련 단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주 4·3의 외연확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전개했다. 그런데도 ‘관심 있다’는 국민들의 응답이 20% 수준을 밑돈 것은 기존에 진행된 정책과 사업들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국민들이 제주 4·3에 대한 관심이 적은 데는 이 사건의 특성상 제주라는 섬 지방에서 발생해 상대적으로 전국적 파급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따른다.

그렇지만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 4·3 사건 자체에 국민적 관심이 저조한 것은 분명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이른바 진영논리에 갇혀 외연확장의 한계를 스스로 만든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 스스로 4·3을 우리만의 문제로 만들어 외부의 접근자체를 막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당장 내년 제주 4·3 70주년을 맞이하면서 전개되는 각종 정책과 사업들은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말로만 전국화가 아니라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는 담대한 포용의 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일반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분명 제주 4·3의 또 다른 불행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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