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4-H 대상' 제정의 뜻
제주일보 '4-H 대상' 제정의 뜻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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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Head(두뇌)·Heart(마음)·Hand(손)·Health(건강)의 첫 글자를 딴 4-H 운동은 실천적 사회교육운동이다. 우리 청소년들을 미래의 주역으로 키워내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 운동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시작됐다. 당시 급격한 공업화로 농촌경제가 위축되면서 장차 농촌을 지킬 후계자 세대마저 끊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이에 교직자와 농촌 지도자들은 조직적으로 자연과 농업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4-H 운동에 나섰다. 1910년대에는 네잎 클로버 문양에 지(知)·덕(德)·노(勞)·체(體)를 표상으로 하는 4-H 클럽이 조직됐다. 우리나라는 1947년 경기도 미군 군정관이었던 찰스 앤더슨 중령이 각 시·군에 농촌 청년클럽을 조직하면서 4-H 운동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4-H 운동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우리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채택하면서 전국에 확산됐다. 제주도에서도 이해 1월 4H 조직위원회가 발족되고 7월에 제주읍 다호마을 4-H 클럽이 탄생하면서 전도에 확산됐다.

“나는 더욱 명석한 생각, 더욱 충성된 마음, 더욱 봉사적인 손, 더욱 잘 살기 위한 건강으로 나의 클럽, 나의 동리, 나의 조국에 헌신하기로 맹세한다.”

4-H 소년·소녀 회원들의 맹세다. 우리 소년 소녀들은 일제의 침탈과 전쟁으로 피폐해진 농촌 마을을 살리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농촌 계몽과 문맹퇴치, 민주적 협동생활, 봉사활동 등에 역점을 두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면서 낙후된 마을을 계발하고 소득 증진을 이끌어냈다. 어느 마을을 가나 동네 입구에는 클로버 잎 모양의 표지 속에 4-H 자가 들어있는 표지석이 있었다. 이 운동이 1960~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연관된 것으로 오해되기도 하나 그 뿌리부터가 전혀 다른 것이다.

이제 4-H는 1세대들이 60대 중반을 넘어섰고, 2세대(50대), 3세대(40대), 4세대(30대)를 넘어 5세대를 맞고 있다. 1970~198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4-H 운동과 클럽은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으로 약화되면서 침체된 느낌이다.

하지만 이 나라 이 사회가 어려웠던 시절 4-H 운동은 그 상징인 네잎 클로버처럼 우리에게는 행운의 기회가 되어줬음을 아무도 부인 못할 것이다. 우리의 노력으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지금보다 더 행복한 미래가 있을 것이란 4-H 이념은 미래로 가는 개척정신이다.

제주일보가 36년 전 제정한 4-H 대상의 뜻이다. 제주일보와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올해 제36회 제주특별자치도 4-H 대상식을 11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갖는다. 올해 4-H 대상을 수상하는 청년, 학생, 지도자들에게 많은 격려가 있기를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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