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개선과 향후 전망
한·중 관계 개선과 향후 전망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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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 / 국제정치학 박사 / 논설위원

[제주일보] 한국은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복잡한 국제환경에서 국익을 추구하여야 한다.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관계개선 조치를 기다려왔다. 다행스럽게도 관계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중시하면서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균형외교를 희망하였다.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친다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것일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형성할수록 한국은 외교적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대결상태로 가게 되면 진영논리가 작동해 한국이 어느 편인지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원하지 않게 진영이 다른 국가와는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향후 미래를 전망해보면 미국과 중국은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보다는 대치하는 상태로 가기가 더 쉬울 것이다.

첫째, 미국과 중국은 정치체제가 다르며 중시하는 가치에서 차이가 많다. 한 예로, 중국은 미국과 다르게 민주적 절차와 인권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고 있다. 둘째, ‘강대국의 비극’이라는 표현에서 나타나듯이 기존의 강대국과 성장하는 강대국 간에 충돌이 예견된다. 충돌을 해소하거나 완화하기 위해서는 ‘투키디데스 함정’이라는 논리에서 비롯되는 불신과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미국은 성장하는 중국에게 가만히 앉아 있다가 자연스럽게 유일무이한 강대국이라는 자리를 넘겨줄 리가 없다. 따라서 중국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한 후에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아직 미국보다 국력이 약한 상황에서 선제적인 조치로 중국의 발전을 저지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을 가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안심시키기 위하여 결코 패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중국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패권을 추구하거나 팽창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추구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천명하면서 미국에게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협력하는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의 현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외교 목표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전략가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청이다. 만일, 미국이 중국 주장대로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국제 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중국과 협력한다면 중국은 순조롭게 성장하여 향후 수십년 내에 미국을 능가할 국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전략가들은 모든 부문에서 중국을 압박하여 부상하는 중국을 저지하려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8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하여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이후 10일이나 11일쯤에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개선시킬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냉각된 한·중 관계를 긍정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냉각된 한·중 관계는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손실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중 관계가 개선된다 하여도 항상 대비하는 자세를 유지하여야 한다. 국가 관계는 개별국가만의 노력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국제관계는 국제사회의 구도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드체제를 배치하면서 한·중 관계가 순식간에 냉각되었듯이 언제 다시 한·중 관계가 악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경제활동은 다변화를 모색하여야 한다. 비가 온 후에 지붕을 수선하는 것보다 비가 오기 전에 대비하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며 현명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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