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객수수료 문제는 제주관광의 적폐
송객수수료 문제는 제주관광의 적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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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금명간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주관광의 고질적 적폐인 송객수수료 문제가 떠올랐다. 현재 송객수수료 개선 방안을 담은 관광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심의 절차를 밟고있다. 이 법 개정안은 송객수수료를 제한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 구체적인 제한 범위는 시행령에 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이나 야당이나 이 개정안 심의를 미적거리고 있다. 면세점 업계 등에서 송객수수료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필요악이라며 공개적으로 법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일부 부처에서도 송객수수료 제한을 과도한 규제로 보고 있다.

송객수수료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가이드나 여행사에 주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면세점이나 쇼핑센터, 관광지 등이 이 송객수수료를 미끼로 가이드나 여행사를 불러 관광객을 유치한다. 패키지 여행이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이 송객수수료가 다 있다고는 하지만 제주도는 유독 심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면세점이나 쇼핑센터, 관광지 등이 고만고만 하고 차별화가 안돼있어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한 탓이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아무 곳에 가도 상관없다 보니 가이드들이 버스를 업소 앞에 대고 송객수수료를 흥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송객수수료를 퍼주는 것은 궁극적으로 제주여행 상품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동안 제주관광 송객수수료 문제를 들여다 보면 실로 어처구니 없다. 정상대로라면 현지에서 관광객을 모집한 중국여행사가 여행 비용을 제주도내 여행사에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제주여행사가 중국여행사에 수수료를 준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인두세(人頭稅)’라고 한다. 이게 결국 관광서비스의 질과 수익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여행사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진다. 한창 중국에서 많이 팔린 저가(低價) 제주여행 상품은 2박3일 동안 총 5~7회의 쇼핑을 하는 구조였다고 한다. 중국여행사는 여행상품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송객수수료를 받아 연명하는 구조였다. 이런 여행상품을 구입해 질리도록 쇼핑에만 내몰린 중국인 관광객은 다시는 제주도를 찾지 않을 것이다.

사드갈등 봉합으로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되는 이 참에 송객수수료에 기반을 둔 관광객 유치 전략에 칼을 대야 한다. 송객수수료 문제 해결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원희룡 지사도 이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었고 문 대통령도 이 문제의 검토를 지시한 일이다. 송객수수료를 퍼주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해봐야 겉으로 남고 속으로 손해를 본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제주도가 ‘싸구려 관광지’ 이미지를 벗을 수 없다. 한국관광의 송객수수료 문제는 대표적인 관광 분야의 적폐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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