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행정’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해야
‘거짓말 행정’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0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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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행정의 기본은 믿음이다. 이는 곧 행정이 행한 그대로에 대한 일반의 의심 없는 믿음이다. 그런 행정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다는 것은 한편으로 보면 그 자체가 모두에 불행한 일이다. 요즘 제주도가 하는 일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나아가 자신의 잘못을 중앙정부 탓으로 돌리려다 반나절 만에 거짓으로 판명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벌어졌다. 문제의 시작은 2013년 7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제주에 대한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 지위 배제에서 출발했다.

제주도는 지난 4년간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 제주도는 제주가 여전히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이라고 믿고 그동안 타지방산 돼지고기 제주반입을 막아왔다. 그런데 제주도는 최근 타지방산 돼지고기 제주반입을 허용했다. 이는 만성적인 축산폐수 불법 배출과 악취 민원을 일으키는 양돈산업에 대한 일반의 불신이 한 몫 했다. 제주도는 이 과정에서 전문가 회의를 열었는데 이 때 이미 OIE의 청정지역 해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타지방산 돼지고기 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순간까지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이 타지방 돼지열병 제주유입 가능성 운운하면서 반입 3일전 신고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으름장 놨다.

당당했다면 제주도는 이 과정에서 OIE 청정지역 지위상실 사실을 공개하고, 청정지역 지위확보를 재추진하겠다고 진솔하게 대처했어야 했다. 그런데 쉬쉬하다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들통 나 지금의 상황을 맞고 있다. 때문에 제주도가 이를 일부러 숨겨온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제주도는 나아가 지난달 30일 언론브리핑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OIE의 돼지열병 규정 변경사항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이는 곧 거짓으로 판명됐다.

농식품부는 당일 오후 2013년 5월 OIE 총회 후 다음 달인 그해 6월 12일 ‘돼지열병 청정화 추진 현황 및 발생위험도 평가계획 송부’ 공문을 통해 돼지열병 인증방식 변경 사실을 제주를 포함한 전국 지자체에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농식품부는 나아가 지난해 6월 한림지역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함에 따라 청정지역 조건도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이 일련의 상황을 놓고 보면 누가 잘못 하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알게 됐다. 제주도에 대한 대외신뢰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농식품부 공문은 27쪽 분량으로 OIE 돼지열병 인증방식 변경 내용은 8쪽 하단 3줄에 불과해 실무자가 확인에 소홀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8쪽 하단 3줄’이 됐건 단 한 줄, 단 한 단어가 됐건 축산정책 핵심안건의 변경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제주도는 지금 드러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우선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실천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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