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1년, 공영방송이 필요한 이유
촛불 1년, 공영방송이 필요한 이유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10.30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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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태형기자] “이번이 공영방송이 국민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국민들이 촛불로 세상을 바꿨고, 이번엔 우리가 이길 거라고 확신한다.”

지난 27일 밤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열린 KBS·MBC 정상화와 언론 적폐 청산을 위한 도민문화제. 이날 특별 게스트로 초청된 최승호 감독(MBC 해직 PD, 영화 ‘공범자들’ 연출)은 이 같은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공영방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 감독이 강조한 얘기처럼 지난해 이맘쯤부터 겨우 내내 제주에서부터 서울까지 뜨겁게 타올랐던 촛불이 어둠을 밝힌 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도 달라졌다. 당시 수백만명의 물결을 이룬 촛불 민심은 적폐 청산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국정농단의 주역인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면서 ‘국민에 의한 정권 교체’라는 역사적인 한 페이지를 썼다.

이후 그동안 조직적으로 공영방송을 농락해왔던 어두운 그림자가 하나 둘씩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뒤늦게 퍼즐처럼 밝혀진 언론 장악의 배경과 전모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치밀함과 권력 남용의 적폐, 그 자체와 다를 바 없었다.

이로 인해 제주에서도 MBC·KBS 기자와 PD, 아나운서, 제작 인력 등 너나 할 것 없이 거리로 뛰쳐나와 “공영방송을 되찾겠다”며 총파업을 시작했고, 그 시간도 어느덧 50일을 넘기며 이날 도민문화제로까지 이어졌다.

힘겨운 파업은 오늘 이 시간까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도민문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한 ‘사우스카니발&제주스트릿 오케스트라’의 역동적인 사운드와 함께 울려 퍼진 함성을 들으면서 공영방송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희망의 울림’을 느꼈고, 건강한 언론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언론 내부의 ‘연대’와 ‘공유’ 필요성도 새삼 깨달았다.

이는 같은 언론 종사자로서 제주일보 노조원들이 이날 문화제에 참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촛불 1년을 맞아 건강한 모습으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공영방송과 지역 언론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하고 기대해본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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