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換骨奪胎)
환골탈태(換骨奪胎)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10.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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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동일 기자]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극악무도한 범죄 행위가 드러나면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경찰의 초동수사가 탄탄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만큼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초동수사 미흡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데도 담당 경찰관의 말이 더욱 가관이다. 지난 28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이런 일은 경찰 생활을 하면서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며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직무태만 자세가 말 한마디에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치안의 확보는 국가의 기본 책무이자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다.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수사를 벌이는 게 기본 원칙이다. 형식적인 수색과 수사는 차라리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경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수사 초기부터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도록 실종수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많이 봤던 광경이다.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강력범죄가 터질 때마다 내놓은 임시방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단순 가출’로 판단하지 않고 수색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했더라면 이 같은 비극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경찰의 뒤늦은 조치가 낳은 연쇄작용의 결과다.

단순한 수사체계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 필요하다면 이영학과 같은 성도착증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관리는 물론 처벌 강화, 투명한 기부금 모금을 위한 시스템 마련 등의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비롯해 연이어 국민을 분노케 하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바닥으로 추락한 상태다. 뼈를 깎는 쇄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뢰 회복은 불가능하다. 경찰의 자성과 변화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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