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버스 '토끼'-일반 차량 '거북이'
[종합] 버스 '토끼'-일반 차량 '거북이'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10.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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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중앙우선차로제 기대-우려 교차...새 도로시스템 혼란 등 보완 시급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제주지역 도심 정체구간에서 대중교통(버스) 중앙우선차로제가 첫 시행된 결과 버스 운행속도는 개선된 반면 일반차량 정체는 심화되는 등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도심지 버스중앙차로 개통은 지난 8월 말 단행된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조기 안정화에 중요한 고비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적절한 보완조치 등이 요구되고 있다.

▲버스 빨라지고 승용차는 더 느려져=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0일 제주시 중앙로 제주소방서~아라초등학교 1.4km 구간에서 버스중앙차로를 개통한 결과 버스와 일반차량 운행속도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버스는 빨라졌고, 일반차량 정체는 심화됐다.

이날 오전 8시 전후 제주중앙여고 구간. 버스와 택시는 도로 양편 1차로인 전용차로를 막힘없이 달린 반면 일반 차량은 2‧3차로를 가득 메워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등교시키는 승용차도 대거 정차하면서 체증은 더욱 악화됐다.

제주여중‧고 구간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버스는 전용 1차로를 시원하게 달렸지만 일반차량은 편도 3차선 도로 중 2‧3차로에 갇혀 거북이운행을 벗어나지 못했다.

학생들은 “주행거리는 길지 않지만 버스가 빨라진 만큼 등교시간도 단축됐다”고 기대했다. 반면 일부 승용차 운전자는 “교통지옥이 더 심해졌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만, 버스중앙차로 도입과정에서 제주여중고 도로 중앙에 있던 구실잣밤나무 화단을 제거해 좌회전 차로를 신설한 점이 차량 정체 해소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새 교통시스템 혼란…안전사고 우려=버스 전용과 일반으로 구분된 차로는 물론 이중 교통신호와 중앙 버스정류장 등으로 도로가 복잡해진 만큼 혼선도 적지 않았다.

특히 버스 정류장 구간은 두 정류장이 일정거리를 두고 도로 중앙에 설치돼 버스 등은 ‘~’ 형태로 운행하는 구조여서 일부 운전자는 주행차로를 헷갈려했다. 원래 도로였다면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1차로를 주행한 후 다시 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여중고 구간에서는 일부 버스와 택시 등이 정류장을 지난 후 원래 1차로로 돌아와야 하는데도 반대편 전용차로로 진입해 역주행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제주여중고 정류장은 아라중까지 포함해 3곳 중‧고교 학생이 이용하는데도 일반 규모인 탓에 등하교 시간에는 공간이 좁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버스중앙차로 시범 실시 동안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할 것”이라며 “정류소 구간 역주행 우려는 도로 방향별로 파란색과 분홍색으로 유도선 색깔을 다르게 하고 규제봉으로 일정거리를 분리해 헷갈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버스중앙차로제 중 남은 제주시청~제주소방서 구간 공사를 이달 내 마무리해 내달 초 개통한다. 제주시청~아라초 전체 버스우선차로제 구간은 2.7km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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