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산의 날'을 맞으면서
제16회 '산의 날'을 맞으면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16 1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내일(18일)은 2002년 UN이 정한 ‘세계 산의 해’를 기념해 산림청이 지정한 ‘산의 날’이다. UN이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정했던 것은 지구 생태계와 지역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기존의 산지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개발’을 지향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제16회다. 우리 산림청이 ‘산의 날’을 기념하고 있는 것도 국토면적이 협소한 데다 국토의 60%가 산지로 형성돼 있는 우리의 실정에서 산을 지키고 가꾸는 국민의식을 진작하려는 데 목표가 있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그리고 우거진 푸른 숲은 모든 인류의 소망이다. 이러한 인류의 꿈은 다름 아닌 산에서 우러나온다. 우리나라 산림이 국민에게 주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1인당 연간 200~300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산은 이러한 공익적 기능이나 경제적 가치와 비교할 수 없는 생존 차원의 터전이기도 하다.

산과 숲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달라진 것은 지난 1992년 리우환경선언에서 산림을 ‘파괴되기 쉬운 생태계’로 규정하면서부터다. 산림이 ‘파괴되기 쉬운 생태계’라는 사실은 요즘 제주도 산림훼손을 보면 명료하다. 2015년에는 축구장 면적의 40배 넘는 한라산 산림 면적이 사라지고 지난 해에도 땅값 상승을 노린 부동산 업자들이 산림을 파헤치고 훼손하는 사건이 계속 잇따랐다. 이런 식이라면 머지 않아 한라산의 상투 끝만 남겨 놓고 모두 개발해 관광·숙박·별장·유흥지화될까 두렵다.

제주도가 한라산 주변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무조건 ‘개발 반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지만 정말 우리가 희망하는 일은 한라산이 무분별하게 무너지는 일 만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날 도시 주변의 산림을 지켜주던 그린벨트까지 이제는 거의 해제돼 껍데기만 남아있는 입장에서 앞으로 한라산이 얼마나 더 수난을 겪게 될 것인지 모를 일이다. 산의 날을 맞아 산림을 토지 이용이나 개발욕구의 희생양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하겠다.

제주도는 내일 하루 동안 산의 날을 맞아 도내 4개 자연 휴양림에 대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좋은 착상이다. 산림의 날의 뜻을 알고 도민과 관광객들이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제주도가 내세운 취지일 것이다.

산이 황폐화되면 그 영향은 주민들에게 직접 피해가 된다. 요즘 집중 호우로 우리가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한라산이 그만큼 황폐화돼 이 호우를 감당하지 못하는 때문이다.

산이 파괴되고 숲이 사라지면 결과는 뻔하다. 부동산 개발 욕심으로 산을 파괴하면 그 결과는 언제나 참혹했음을 역사는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산을 살려야 한다. 한라산은 우리의 생명줄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