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생존과 협동조합
중소기업 생존과 협동조합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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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회장

[제주일보] 아프리카 밀림에서 가장 강하거나 또는 힘이 센 동물로 흔히 사자나 코끼리를 생각한다. 그러나 사자나 코끼리보다도 어떤 면에서는 더 강한 존재가 있다. 바로 ‘개미’이다.

개미 중 군대개미는 대부분이 장님으로 이들은 떼를 지어 이동하면서 살아 움직이는 동물을 집단으로 습격하는 습성을 가졌는데 뱀이나 쥐와 같은 동물도 이들에게 잘못 걸리면 영락없이 밥이 되고 만다.

수십 수백만 마리의 군대개미가 동물의 몸에 붙어 살을 뜯어 먹으면 그것을 견딜 동물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사자나 코끼리마저도 이들을 만나면 겁을 먹고 피한다고 한다.

이처럼 앞도 못 보는 군대개미가 자신보다 어마어마하게 큰 뱀이나 쥐 같은 동물을 잡아먹고 사자나 코끼리마저도 겁을 먹고 피하게 하는 것은 군대개미의 힘이 강해서가 아니다. 군대개미는 하나의 개체로서는 힘없고 보잘 것 없는 지극히 작은 벌레에 불과하지만 수백만 마리의 군대개미가 힘을 합쳐 공격을 하면 대부분의 동물들이 견디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협동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무한경쟁의 산업현장에서 힘겹게 생존하고 있는 작고 힘없는 개미이다. 대기업의 횡포로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는 오히려 인하되어 근근이 기업을 경영하고 있고, 수년의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하여 애써 키워 놓은 핵심인재를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높은 임금 등 물량공세로 빼감으로 인해 인력난 가중은 물론 막대한 양성비용과 핵심기술을 유출 당하는 등의 피해로 중소기업은 경쟁력 악화의 악순환 속에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악화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요한 하나는 자본과 조직이 열악하고 정보에 취약한 우리 중소기업들이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각개전투로 각자도생을 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에 이용만 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 중소기업들이 군대개미처럼 협동하고 협력한다면 사정은 훨씬 달라질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뭉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종별로 다양하게 조직되어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중요한 기능은 조합회원의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원자재의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과 공동판매를 통해 제값받기 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의 일부를 공동화하거나 자금 및 인력이 부족하여 개별기업이 할 수 없는 연구개발을 공동 실시하여 투자비 절감을 통한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 또한 경쟁의 패러다임이 개별기업 간 경쟁에서 네트워크 간 경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조합 회원사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게 하는 것도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역할이다.

실제 사례로 우리 제주에서는 2016년 대기업의 일방적인 시멘트가격 인상 통보에 대해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과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대응을 하여 인상철회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 밖에도 각 조합은 각 조합의 특성에 맞는 원자재 공동구매, 공동물류 계약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통하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 및 납품 관련 대등한 협상력 등을 바탕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증대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사업을 통한 수익을 조합원에게 매년 배당하기도 한다.

정부도 개별 중소기업이 협동조합을 통하여 이익을 증진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난해 협동조합 3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협동조합을 통한 중소기업의 내수시장 판매촉진, 중소기업 공동R&D 활성화 등 6대 핵심전략을 중심을 협동조합활성화 추진계획을 마련하였다

약할수록 뭉쳐야 한다. 세계는 무한경쟁을 넘어 협력과 융합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 제주의 기업이 지금은 작고 약하지만 협동조합 조직화를 통하여 군대개미처럼 하나로 뭉쳐 경쟁력을 갖춘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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