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현대성 기자] 구멍갈파래가 제주 동부 해안을 뒤덮으면서 주민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신흥포구 해변은 온통 초록빛이었다. 바다로부터 떠내려 온 구멍갈파래가 해변 전체를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겹겹이 쌓인 파래는 해변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심한 악취를 풍기면서 주민과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날 신흥포구 해변에서 만난 관광객 강모씨(34)는 “함덕 주변 해변이 예쁘다고 해서 아이와 함께 걸으러 왔는데 악취가 너무 심해 깜짝 놀랐다”며 “바다도 해조류로 뒤덮여 있어 기대했던 풍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주민 고모씨(66·여)는 “악취가 너무 심해 창문 열기를 포기하고 산 지 오래 됐다”며 “치워도 치워도 매년 생기는 파래에 지칠 대로 지쳤다”고 토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해변도 파래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오조리 해변에는 겹겹이 쌓인 파래 위로 파리 떼가 들끓는가 하면 각종 해양 쓰레기들과 얽혀 보기 흉한 상황이었다.
제주대학교 씨그랜트센터가 발표한 ‘도내 해안변 파래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 동부 해안 13곳에 발생한 파래는 모두 1만2952t으로 조사되는 등 매년 파래 유입이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행정당국은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준설흡입차 등을 사용해 파래 수거를 나서고 있지만 파래 매립 비용 부담과 장비 부족 등의 이유로 파래 수거에 애를 먹고 있다.
매립 비용 부담으로 파래를 건조한 후 퇴비용으로 농가에 보급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건조 장소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파래 수거 작업의 경우 지형적 특성상 포크레인이나 덤프트럭이 접근하기 어려워 수거 작업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파래 유입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