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감귤 좋은 출발, 긴장의 끈 놔선 안 돼
올 감귤 좋은 출발, 긴장의 끈 놔선 안 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09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좋은 징조가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표현 중 하나가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다. 대게의 사람들이 이 말을 즐겨 사용하고 또 실제 끝까지 믿고 싶어 하는 이유는 지금이 좋은 상황이 지속돼 자신의 부(富)의 축적 또는 행복의 증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심리 때문이다. 이는 개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 전체의 공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많은 사람들의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질 경우 그 기대는 더 큰 모습이 된다. 올해 산 노지감귤 첫 시세가 ‘좋은 수준’에 형성됐다. 제주도내 감귤재배 농가들의 기대가 어느 때 보다 크다.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일 노지감귤 평균경락가격은 10㎏들이 한 상자에 평균 2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가격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이뤄진 2017년산 노지감귤은 첫 경매에선 한 상자에 2만3900원을 기록했다. 2016년산 노지감귤의 첫 평균경락가 1만5700원과 2015년산 1만7400원과 비교해 37~52%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올해 노지감귤 경매 경락가격이 시작부터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감귤 등 과일소비가 늘어난 데다 시장에 나온 노지감귤 품질 또한 향상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8~9월 이뤄진 2017년산 노지감귤 관측조사(착과상황)에선 감귤 생산예상량이 42만4000~45만4000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노지감귤 관측조사 사상 최저 생산량이다. 감귤 또한 일반의 상품들처럼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시장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2017년산 감귤가격이 ‘좋은 수준’에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생산예상량 조사에서부터 시작됐다. 여기다 최근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등 기상여건까지 양호해 감귤의 상품성 향상에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 졌다. 이는 곧 적정생산량과 양질의 상품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켰고, 과일시장에서 ‘히트’로 이어졌다.

그런데 감귤은 출발 때 좋은 시세가 출하 종료 때까지 내내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비일 비재하다. 그만큼 다양한 변수들이 숨어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물량 조절이다. 지금 출하되는 극조생 감귤에 이어 생산량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노지온주감귤이 출하가 시작되면 지금과 다른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른바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하락이다. 이와 함께 시장가격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비상품 감귤의 시장 유통이다. 제주도와 양대 행정시를 비롯해 자치경찰까지 이들 비상품 유통 저지에 나서고 있지만, 단속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따른다. 좋은 감귤시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생산자인 농민과 생산자 단체인 농협, 그리고 지방정부인 제주도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힘을 모을 때에만 가능하다. 이제 시작일 뿐이고 끝나야 끝난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