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기준도 없고 지침도 외면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 왜? 기준도 없고 지침도 외면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9.20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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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관리심의회 심의 없이 보도블록 교체
교체 방침 없이 '주먹구구'식 포장 교체 이뤄져
20일 제주시 삼도2동의 한 인도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최근 제주시내 곳곳에서 진행 중인 인도 보도블록 교체공사가 명확한 기준이나 지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멀쩡한 보도블록까지 교체되는 부작용과 함께 세금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본예산 34억원과 추경예산 21억원 등 55억원을 투입해 관내 24개 인도 구간의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문제는 매년 수 십 억원에 이르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인데도 관련 지침과 규정 없이 이뤄지면서 사업 타당성 및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제주시 도심권 전역에 걸쳐 시행되는 보도블록 교체 공사와 관련해 “몇 년 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데도 교체하면서 예산 낭비가 아니냐”며 “교체 기준을 모르겠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에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민원이 많아 보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판단되거나 통행이 많은 대로변 위주 인도를 중심으로 교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도 보도블록인 경우 내구연한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건물 신축공사 등으로 파손되는 일도 있어 자주 이뤄지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도로법 시행령 제34조를 보면 보도포장 교체는 ‘도로관리심의회’나 이에 준하는 별도 심의회 승인을 받은 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시는 보도포장 교체가 도로관리심의회 심의 사항이 아니라며 관련 규정을 무시하면서 위법 논란도 낳고 있다.

더욱이 국토교통부가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을 통해 보도포장 상태가 매우 불량해 미관을 해치는 경우와 노약자가 통행에 불편을 느끼는 경우 등의 교체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마저 외면하면서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보도포장 교체는 도로관리심의회 심의 사항은 아니며, 굴착 공사에 한해 심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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