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과 문화관광산업의 발전방향
증강현실과 문화관광산업의 발전방향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9.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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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제주일보]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섬이면서 자연과 사람과 신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문화를 형성해 온 까닭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소리 없는 치유와 해맑은 즐거움을 선사하는 축복받은 공간이라 할 만하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수많은 오름과 울창한 숲으로부터 나오는 자연의 혜택을 직접적이면서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육지에서 떨어진 섬이라는 것이 매우 큰 단점으로 작용했다.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공급받는 것이 무척 어려웠고, 선진적인 문물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으므로 폐쇄적인 생활과 함께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교통과 통신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이러한 것들이 최대의 강점으로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타 지역과의 교류가 빈번하지 못한 상태에서 삶을 살았던 제주 사람들이 내부적으로 만들고 가꾸어왔던 고유의 생활양식에서 형성된 독자적이면서도 특수한 성격을 가지는 전통적인 모든 것들이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오히려 최고의 관광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주 사람들이 애써 만들고 힘들게 지켜왔던 지역문화들은 육지에서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며,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는 공간에서 만들어진 문화적 특수성 또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제주의 문화관광산업은 지금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시작이란 새로운 것을 향한 기대감과 함께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고 요구하는 것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의 상태에 만족하면서 머물러 있는 것은 스스로를 후퇴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시대적 요구를 최대한으로 반영한 문화관광산업의 틀을 치밀하게 짜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사물현상, 혹은 사회적 집단 등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일정한 공간에 저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맞춤방식으로 언제 어디서나 제공받고, 또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일반화된 사회가 바로 맞춤정보시대다. 이러한 맞춤정보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활발한 맞춤정보 시대가 도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빅데이터, 유비쿼터스 환경, 사물인터넷, 비콘, 이동통신기기의 앱, 증강현실 등을 들 수 있다.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에서부터 보잘 것 없다고 판단했던 정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모아 일정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빅데이터이며,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이 유비쿼터스다.

사물인터넷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모든 사물현상들이 각자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관계를 맺는 상태를 말하고, 봉화대라는 뜻을 가진 비콘은 맞춤화된 정보를 수요자에게 전달해주는 기술을 뜻한다. 또한 증강현실은 실재하는 현실에 가상현실을 꾸며서 입힘으로써 현실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여 그에 대한 이해력을 증진시키는 첨단 기술이다.

특히 증강현실은 수요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멀지 않은 미래에 문화관광산업 전 분야에 있어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문화유적을 탐방할 때 지금까지는 안내판의 내용을 읽음으로써 그것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하지만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시청각 자료와 함께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 등을 증강현실 기법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공유하게 된다면, 탐방하고자 하는 문화유적에 대해 쉽게 이해될 뿐 아니라 생생하게 느껴지게 됨으로써 유익하면서도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삼성혈을 하나의 예로 들어보자. 삼성혈 신화는 제주에 나라를 세운 지도자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삼성혈에는 안내판이 있고, 해설하는 사람이 설명을 해주고 있지만 탐방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설비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세 신인이 솟아난 삼성혈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땅 속에서 올라오는 신인의 모습이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등으로 보이면서 그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소리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바로 증강현실이다. 이렇게 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풍부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유적 탐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정보 시대에 걸 맞는 증강현실 기법이 문화관광 산업 전체에 보급되어 활용될 수 있다면 제주의 문화관광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어느 지역보다 앞서가는 선진적인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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