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저널리즘’
그들이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저널리즘’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09.14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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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 톡] 스포트라이트
공영방송 노조 파업과 맞물려 오버랩
저널리즘 하나로 성추행 사실 파헤쳐
공영방송 눈물겨운 노력 공감대 필요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컷

[제주일보=김동일 기자] 최근 ‘저널리즘’을 사수하기 위해 KBS와 MBC 등 공영방송 노조 조합원들의 총파업을 보면서 을 언론을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2016년 2월 개봉)’가 떠올랐다.

영화를 연출한 토마스 맥카시 감독은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인 스포트라이트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이 벌인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해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다뤘는데 실화가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겨진 셈이다.

이 때문에 흔히 언론을 다룬 영화에서 나올 법한 기자들 사이에서의 연애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스포트라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일반적인 영화라면 당연히 연출됐을 성추행 등의 자극적인 장면도 없다. 그저 묵묵히 기자들이 진실을 하나씩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담아낼 뿐이다. 결국은 본질에 대한 얘기다. ‘저널리즘’이라는. 그래서 대사 하나하나에 힘이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감춰진 사실을 들추기 위해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열혈 기자인 마이크 레젠데스(마크 러팔로)의 대사 한 마디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걸 밝히지 않으면 그게 언론인입니까?”

영화는 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발성 기사로 개인의 일탈을 보도하는 것을 넘어 교구 전체가 추악한 범행을 저질렀고, 그것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을 밝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작은 것에 매몰되기 보다는 취재를 통해 진실에 근접해 조직과 시스템의 문제를 고발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저널리즘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답을 영화 스포트라이트와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영화에서 말하는 저널리즘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공영방송 노조원들이 추구하는 것이 사실상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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