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Abe’s) 퍼스낼리티(Personality)’
‘아베의(Abe’s) 퍼스낼리티(Personality)’
  • 제주일보
  • 승인 2016.01.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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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호. 시인·前 중등교장 / 귤림문학회 회장

“선생님, ‘퍼스낼리티’가 뭐에요?”

고등학교 영어교과 수업 시간, 어느 학생이 한 질문이다. 질문이 나올 법도 했다. 영어 어휘(Personality)를 우리말로 옮길 때에 계속해서 ‘퍼스낼리티’라고 하였으니, 학생들은 그 어휘에 맞는 우리말을 혹시 선생님이 모르고 계신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사범대학에 입학하면 교직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하고, 가장 빈번히 나오는 교육학용어가 ‘퍼스낼리티’이다. 우리말의 인격, 품성, 됨됨이 등의 의미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이 지닌 심리적인 틀(機制·Mechanism)에서,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잠재성까지를 암시하는 ‘어떤 사람의 외적·내적 모든 틀’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

살다보면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빌려고 마음은 지니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차일피일(此日彼日)이 차월피년(此月彼年)이 되다보니, 그만 용서를 해 줄 사람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무덤에 가서라도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래야 용서를 비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영혼이 맑아진다. 말 못하는 무덤에서 혼자서 용서를 비는 것은 사회적 의미가 없다. 증인이 있어야 한다. 탈무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고인(故人)의 가족이나 지인(知人)들 중 열두 사람을 무덤 앞에 모시고 가서, 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팔만대장경 백유경(百喩經)에 나오는 이야기.

옛날에 한 바보가 있었는데, 그의 부인이 미인이었다. 바보는 그 부인을 끔직이 사랑했지만, 부인은 품행이 단정치 못하여 외간 남자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부인은 외간 남자와 관계가 잦아져갔다. 드디어 남편을 버리고 그 사내에게 가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옆집 노파를 불러 부탁했다.

“내가 집을 나가면 여자 시체를 구해다 우리 방에 놓아주세요. 그리고 남편이 돌아오면 내가 죽었다고 말해주세요.”

노파는 그 남편이 외출한 틈을 엿보아서 시체를 그 집 방안에 들여 놓았다. 그리고는 남편이 돌아오자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것이오? 당신 부인이 이렇게 죽었는데….”

남편은 방에 들어가 시체를 보고는 대성통곡을 했다. 그는 시체를 끌어내 화장을 하고 뼈를 상자에 담아 밤낮으로 껴안고 지냈다.

그런데 얼마 후 외간 남자에 싫증이 나서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내가 돌아왔어요.”

그러나 남편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내 아내는 이미 죽었는데, 그게 무슨 소리요? 당신은 도대체 누구인데 내 아내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오?”

아내가 거듭 말했으나 바보 남편은 도통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일본속담 중 하나.

‘어느 여인이 바람 난 것을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은 오직 그녀의 남편뿐이다.’

심리학에 나오는 ‘마음의 틀’ 세 가지. 잘못을 저질러 놓고서,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것처럼 슬그머니 숨어버리는 사람, 다른 사람이 저지른 것처럼 ‘새침 떼는’ 사람, 잘못 시인은커녕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사람. 이들 중 ‘아베’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잘못을 모른다. 영혼에 대한 사죄는커녕, 외무대신을 시켜 ‘위안부 협상’을 처리하게 한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손가락질로 고함을 쳐도, 바람 난 여자의 남편처럼 귀머거리이다. 신사참배 뼈상자를 껴안은 바보이다. 그를 총리로 모시는 그 나라 국민들이 연민스럽다.

 

제주일보 기자  hy0622@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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