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더 아름다워지는 마법 ‘음악’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는 마법 ‘음악’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09.07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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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 톡] 비긴어게인
음악 만드는 과정 담백하게 전달
음악 통해 일상 아름답게 만들어
영화 비긴어게인 스틸컷

[제주일보=김동일 기자] 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시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마치 언제 더웠냐는 듯 얼굴에 닿는 바람의 냉기가 이 계절이 어느덧 가을이라는 걸 알린다.

흔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가을은 이어폰을 끼고서 음악을 들으며 산책길을 걷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흔히 봐 왔던 평범한 풍경도 음악과 함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를테면 음악으로 인해 거리에 감성이 더해지는 셈이다.

특히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어폰이 누군가에겐 ‘음악’이라는 단어를 공유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데 영화 ‘비긴어게인’(2014년 8월 개봉)이 바로 그렇다.

영화는 거창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실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고 이를 그대로 음반에 담아내는 과정이 얼마나 매력인 일인지를 담백하게 전할 뿐이다.

한때 잘 나가다 지금은 별 볼일 없는 음반 프로듀서가 된 댄(마크 러팔로)과 스타가 된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가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음악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댄과 그레타가 밴드를 결성해 음반을 만들어 선보이는 일련의 과정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당사자들에게는 새로운 동력을 가져다주는 한편 이를 보는 관객들에게는 음악의 진수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들이 음악을 나눠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Y잭 이어폰의 매력도 빠질 수 없다. 댄과 그레타는 음악을 함께 들으면서 걷는 장면은 서로의 감성을 공유하는 것을 뛰어넘어 결국 그들이 끝까지 지향해야 하는 것이 ‘음악’이라는 걸 알려준다.

또 영화에서 ‘음악’은 댄과 그의 딸 바이올렛과의 거리를 좁히는 수단이 되는가 하면 이별로 상처를 입은 그레타를 회복하게 만드는 치료제가 되기도 한다.

댄은 그레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처럼 변하거든. 그게 음악이야.”라고.

영화를 연출한 존 카니 감독은 그냥 바라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도, 소리와 함께라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배우들의 연기와 그들이 연주하고 부르는 음악을 빌려 오롯이 전달한다. 왜 사람들이 음악에 열광하고 빠질 수밖에 없는지를 ‘비긴어게인’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평범한 일상을 진주로 만드는 게 음악이듯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네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이 영화가 지닌 또 다른 힘이다.

‘비긴어게인’을 보고난 뒤 음악을 들으면서 제주의 자연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더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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