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도박,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
주부 도박,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9.0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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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도박은 마약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지 못 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제주도민들이 익숙해진 말 가운데, ‘주부 도박단’이라는 용어가 있다. 잊을만 하면 튀어나오는 게 이 주부도박단이다. 얼핏들으면 가정 주부들이 무슨 범죄 집단을 결성해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들지만, 알고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농촌지역 등에서 도박장을 개설하고 도박을 한 혐의로 박모씨(57·여) 등 42명을 입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6일 오후 11시2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화투패를 이용한 속칭 ‘아도사끼’ 도박장을 열어 판돈 9000만원 상당의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농촌 외곽지역에 도박장을 벌여놓고 도박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벌인 놀음은 ‘아도사끼’란 도박이다. 화투장 3장 또는 4장의 숫자를 합한 끝의 숫자가 높은 쪽이 판돈을 다 가져가는 방식으로 매우 간단하고 어렵지 않아 주부들이 선호하는 종류다. 단 시간 내 승패가 결정되는 만큼 사행성이 높고 중독성 또한 높다.

도박에 빠져드는 여성들을 보면 지역사회에서 다 알만한 인사의 부인, 사회지도층 여류, 심지어는 엘리트로 불리는 전문직 종사자 같은 사람들도 도박에 빠져 드는 경우도 있다.

사실 제주사회에 ‘주부 도박단’이란 말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건, 그때 그 사람이 그 사람인 때문이다.

맞는지 틀린지는 모르나, 경찰이 이 도박 중독에 빠진 주부들을 가만히 놓아두었다가 때가 되면 한번씩 ‘한라산 주부도박단’이니 ‘감귤밭 주부도박단’이니 해서 잡아들인다는 말이 있다. 그런 만큼 도박 중독에 빠진 주부들이 병적으로 도박을 계속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성들은 남성보다 도박에 빠져들면 훨씬 빠져 나오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단으로 도박을 할 때 친밀감과 정서적 유대감이 여성들의 도박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도박은 세상이 어지러질 수록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한탕 한건을 노리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보이지 않는 사행성 도박이 도처에 일상으로 널려 있다. 알코올과 약물 중독은 주위에서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도박중독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게 문제다.

도박은 일종의 정신병이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도박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중독을 의심하고 전문기관을 찾아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도박은 가정파괴와 함께 자신도 파멸하는 지옥과 같은 것이다. 무엇보다 도박에 빠져 들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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