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아 날 살려라
걸음아 날 살려라
  • 제주일보
  • 승인 2017.09.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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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일 한의사

[제주일보]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으로 사람들은 흔히 등산이나 조깅, 수영, 헬스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떨까. 2008년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생활체육활동 참여실태 조사’에 따르면 30%의 사람들이 생활체육건강관리 수단으로 걷기를 꼽았다. 헬스(14.4%)와 등산(13.6%)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 운동보다는 산책의 의미로 다가오던 걷기가 헬스와 등산을 제치고 당당히 제1의 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2009년 말 800만명이던 워킹 인구는 2010년 1300만명으로 늘었다.

 전국에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진원지는 2008년 선보인 제주 올레길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내 문화유산과 연계한 걷기 코스를 개발해 전국에 둘레길이 탄생하였다. 오직 등산만이 목적이었던 북한산과 지리산도 둘레길을 열고, 강릉 바우길, 변산 마실길 등 전국 곳곳의 산과 들판을 잇는 아름다운 길들이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걷기는 두 발에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인간의 걷기는 부자연스러워졌고 특별한 활동으로 취급 받고 있다. 유목 생활에서 벗어나 정착하고 좌식 생활을 하면서 걷는 본성과는 멀어진 것이다. 그러면서 인류와 자연을 이어주던 보이지 않는 끈이 끊어져 버렸다. 자기 내면에 접속하는 동시에 자연과 연결되는 것이 인간 본연의 모습인데, 이러한 끈을 놓치고 살아가는 현대인이 자신의 존재감을 찾기 어려워진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건강은 최고의 자기계발이다.

 꿈을 성취하기 위해 나아가는 여정은 험난하기 마련이다. 그 역경을 견뎌내기 위해 튼튼한 몸과 정신은 필수적이다. 사실 우리가 자기계발을 하는 까닭은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의 성취를 통해 삶의 질 자체를 높이는 데 있다. 하지만 갖은 노력 끝에 꿈을 이루었다고 해도 건강을 잃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쩌면 자기계발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필수라 할 건강의 유지가 아닐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첫 번째 상대는 허약한 몸과 마음 때문에 쉬이 약해지곤 하는 자기 자신일 것이다. 몸의 건강을 바탕으로 마음의 힘을 키우고 꿈을 향해 매진할 때 비로소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향하는 존재다. 죽음에 의해 완전히 신체의 움직임이 멈추기 전까지는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그래서 튼튼한 두 다리는 건강의 상징이다. 다리만 건강하다면 세계 어느 곳이든 찾아가 볼 수 있고, 삶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갈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다리의 건강이 몸 전체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다리를 움직이면 몸 전체가 움직인다. 다리를 움직이는 만큼 심장이 뛰고, 전신에 열이 나고 땀이 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몸 전체에서 운동의 대상이 되는 근육의 70%가 다리에 있기 때문이다. 다리는 제2의 심장이다. 다리가 뛰는 한 우리의 마음도 뛰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걷기 위해서 3가지를 기억하자.

 첫째, 걸을 때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에 코로 호흡한다.

 둘째, 적당한 수분보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셋째, 꼭 필요한 짐만 지고 자연 속을 편하게 걷는다.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그만큼 질병에서 멀어질 것이다. 건투를 빈다.

 

제주일보 기자  hy0622@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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