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계란' 처럼 허술한 행정...도민 불안감 커진다
'깨진 계란' 처럼 허술한 행정...도민 불안감 커진다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08.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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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당국, 육지부 '살충제 계란' 도내 반입 대응 허술..."더 이상 없다" 번복, 농장 전수조사도 부실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에 반입된 육지산 ‘살충제 계란’을 확인해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혀놓고 불과 한나절 만에 부적합 계란의 유통을 추가 발표하는 등 허술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도내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도 제주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정한 살충제 성분 27종에서 4종이 모자란 23종만 검사했다가 뒤늦게 추가 검사를 실시하는 등 부실 검사에 따른 행정 불신까지 자초하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8일 오전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기도 이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 2만1600개(난각코드 ‘08광명농장’)가 11일 반입된 후 도내 7곳 판매처에서 유통된 결과 1만3140개(60.8%)는 판매됐고 8460개(39.2%)를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육지부 계란의 도내 반입과 관련, 8월에 전국 17개 농장의 계란 총 177만594개가 반입됐고 ‘08광명농장’ 계란을 제외한 나머지 16곳 농장은 모두 적합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같은 날 오후 10시쯤 경남 창녕군 농장에서 생산된 ‘15연암’ 청색글씨 난각코드가 찍힌 계란 300판(9000개)이 도내 반입(11일)돼 마트 등 9곳에서 판매됐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15연암’ 난각코드가 적색으로 찍힌 계란들은 경남 밀양에서 생산돼 적합판정을 받았는데 같은 난각코드가 청색(경남 창녕‧부적합)이 있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더 이상 부적합 계란의 도내 유통은 없다던 축산당국의 발표가 약 12시간 만에 뒤집힌 것으로, 도민들의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행정 불신까지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다 제주도는 지난 16일 도내 산란계 농장 30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살충제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공표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친환경인증농가 23곳, 제주도동물위생시험소는 일반농가 7곳을 대상으로 각각 조사했다.

그런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식약처가 규정한 살충제 성분 27종을 모두 검사한 반면 제주도동물위생시험소는 23종만 검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뒤늦게 7곳 농장을 대상으로 나머지 4종을 추가 검사한 결과 잔류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는 도내 산란계 농가들의 살충제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수조사 항목 외의 다른 농약 성분이 함유된 살충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산란계 농가들이 진드기 퇴치를 위해 농작물 농약 등을 섞어 쓰고 있어 27종 외에 다른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의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15연암’ 난각코드를 경남 밀양과 창녕 농장 2곳이 글씨 색깔을 달리해 사용하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나서 추가 회수했다”며 “전수조사 당시 빠진 4개 항목에 대해 추가 조사했고 산란계 농장들의 살충제 사용 실태도 확인한 결과 안전했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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