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련 금수산장’ 행정절차 서둘 일 아니다
‘신화련 금수산장’ 행정절차 서둘 일 아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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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해 이후 숱한 논쟁을 낳으면서 파행을 거듭해 온 제주시 오라관광단지 개발 사업은 지방정부인 제주도와 해당지역, 나아가 도민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사업권을 넘긴 당초 사업시행자가 제주도정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이 사업은 제주도정의 대외 신인도까지 끌어 내렸다. 이번에는 한림음 금악리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개발 사업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동안 도의회 등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제기된 편법개발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 심의 절차에 돌입하는 등의 행정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주도 입장에선 지금의 절차 진행이 개발사업 승인과 직결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미 지적된 대로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의 문제는 제주도가 천명해 온 ‘기존 골프장의 숙박시설 변경 및 확대 불허 방침’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 사업은 골프장 경계 외부가 아니라 기존 골프장 용지의 일부까지 포함된 부지에 호텔과 휴양콘도 등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골프장을 경계로 인접한 지역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서도 논란이 따를 것이 분명한데 기존 골프장 부지까지 포함된 곳에 700실의 넘는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원(더불어 민주당·제주시 노형갑)은 지난 6월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 사업은 애초 추진이 불가능한 부지에 진행되고 있다”며 “해당 사업이 추진될 경우 향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도내 다른 골프장들의 숙박시설 개발 사업을 가능하게 만들어 심각한 난개발이 초래 될 것”이라고 제주도에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편입된 골프장 부지는 지하수 2등급 지역인 만큼 개발 사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은 이런 이유 때문에 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일반 도민들에게까지 마치 큰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비춰지고 있다.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한 도민여론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게 지금의 제주 상황이다. 제주도 또한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제주도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나아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외자유치를 통한 대규모 개발사업은 제주에 필요하다. 그러나 이에는 ‘제주와 함께’라는 전제가 따라야 한다. 도민들의 보편적 정서를 담아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파문을 낳은 오라 관광단지 개발 사업은 이를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일반의 불신에 기름을 부었다. 제주도가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 사업을 심의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문제들을 명쾌하게 정리를 하지 않은 채 내부 절차를 진행한다면 이 또한 ‘제주와 함께’가는 모습이 아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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