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들이 역사의 중요성 제대로 알아야”
“젊은 세대들이 역사의 중요성 제대로 알아야”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08.14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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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고 한만숙 선생 후손 한상준씨 이같이 강조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14일 청와대 방문…“기대 크다”
3대(代) 나라 위해 힘 기울여…이념논쟁 종식 관심 당부
지난 13일 독립유공자 고 한만숙 선생의 아들 한상준씨가 자택에서 한 선생이 받은 애국훈장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제주일보=김동일 기자] “오늘 문재인 대통령께서 독립유공자의 3대까지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새 정부 들어서 국가보훈처장의 지위가 장관급으로 격상되는 등 보훈 정책에 대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기대가 정말 큽니다.”

제72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오찬을 다녀온 독립유공자 고 한만숙 선생의 아들 한상준씨(61)는 정부의 보훈 정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제주시 노형동 자택에서 만난 한씨는 “광복절이 다가올 때면 항상 아버지 생각이 난다”며 “31년 전 아버지와 함께 건국훈장을 받으러 갔던 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며 당시 소회를 밝혔다.

고 한만숙 선생

한씨의 아버지 고 한만숙 선생은 제주 출신으로 1940년 일본에서 유학하던 중 민족의식 고취와 조국의 해방을 위해 비밀결사대인 계림동지회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벌이다 1941년 2월 26일 일본 경찰에 체포돼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이후 남은 평생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1993년에 세상을 떠났다.

정부는 이 같은 한 선생의 공훈을 기려 1986년 대통령 표창에 이어 1990년에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여행업을 하고 있는 한씨는 블라디보스톡과 중국 화룡시, 두만강 등을 방문하는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을 주관해 현지에서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들려주고 있다.

한씨는 특히 유적지 탐방과 관련해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사비를 들여 사학자와 함께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연구와 고증을 하는 것은 물론 관리 소홀로 훼손된 곳을 발견한 뒤 이 같은 사실을 국가보훈처에 여러 번 알리기도 했다.

그는 “1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데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뚜렷한 이정표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나라가 없는 설움’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중요성을 잘 모른다.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 한씨의 장남인 한동훈(36)씨는 경찰청에서 간부로. 차남인 한승훈(34)씨는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 3대(代)가 뚜렷한 국가관(國家觀)을 갖고 나라를 위해 살고 있는 셈이다.

한씨는 72주년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서 한 가지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버지와 함께 계림동지회를 만들어 독립운동을 벌였던 김봉각 선생이 광복 이후 좌익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독립유공자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자료를 찾기 위해 과거를 역추적 하다가 1983년도에 김봉각 선생을 만나게 됐다”며 “아버지를 포함해 제주 출신 5명 가운데 김봉각 선생만 유일하게 국립현충원에 묻히지 못했는데 늦게라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씨는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강조했다. 진보와 보수, 이념 논쟁을 떠나 서로가 마음을 합쳐 역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었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셨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독립유공자에 대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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