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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획정위 독립기구화…대표성·결정권 높여야[긴급진단-도의원 선거구 재조정, 어떻게 할 것인가]
정수 조정 과정서 도민여론 배치-검증 취약 등 '허점'
이해관계 얽힌 도의회 심의·부결 부여 모순 지적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08.13

[제주일보=김태형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구 획정 문제가 지방정가의 최대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대표성과 결정권을 높이기 위한 ‘독립기구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사태를 종합해볼 때 선거구 획정위의 근본적인 제도 상 허점을 보완, 민의(民意)를 제대로 수렴한 후 공정성을 확보한 선거구 획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별자치에 걸맞은 제도적 장치가 갖춰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제주도와 지방정가 등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개정 사항인 도의원 선거구 정수 조정 문제가 ‘지역구 도의원 2명 추가 증원’과 ‘비례대표 축소안’ 등의 백지화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지역구 선거구 재획정’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선거구 획정은 현행 제주특별법 규정에 따라 제주도 조례로 정하도록 돼 있어 제주도 선거구획정위에서 도민 여론 수렴 절차 등을 거쳐 조정 획정안을 결정하면 이를 반영한 개정 조례안을 만들어 의회 승인을 받으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이 사실상 지역구 도의원 및 정당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의회의 조례안 결정권이 합당한지 의문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조례안 심의를 인정할 수 있지만 부결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2014년에 실시된 지방선거에 앞서 선거구획정위가 제주시 이도2동 선거구역을 일부 조정하는 획정안을 확정했으나 도의회에서 해당 조례안을 상임위 및 본회의에서 모두 부결시켜 사실상 획정위 결정을 무력화한 선례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도의회의 획정안 부결은 사실상 당리당략적 결정으로, 일각에서는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이 거론됐으나 선거 정국 돌입과 맞물려 유야무야됐다.

이로 볼 때 앞으로 선거구획정위가 진통을 거쳐 선거구를 재획정 하더라도 의회에서 이해득실에 따라 부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의회가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이번 도의원 정수 조정 백지화 사태에서도 선거구획정위의 제도 상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불가피한 선택은 인정하지만 선거구획정위 역시 도민 여론과 배치되는 권고안을 결정했고 이에 대한 검증 장치는 취약했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과 제주도, 의회 간 3자 합의로 선거구획정위 결정을 백지화시킨데 대한 제어 장치도 사실상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총체적 난국은 결과적으로 현행 제도상 선거구획정위의 대표성과 결정권이 미흡한데 따른 것으로,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 제도 이상으로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는 2015년 5월 국회와 여야 합의에 따른 공직선거법 개정을 거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로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또 선거구획정위에서 결정된 획정안은 국회의 수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1회에 한해 재심 요구권을 부여하고 있다.

또 획정위원도 중앙선관위원장 1인 지명을 포함해 학계, 법조계, 언론계, 시민단체, 정당 등의 추천자를 의결을 거쳐 선정하고 있다.

도내 정치학계 관계자는 “이번 도의원 정수 조정 및 선거구 재획정 문제는 근본적으로 선거구획정위의 대표성과 결정권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풀어야 할 것”이라며 “시간이 필요하다면 우선적으로 선거구획정위 결정을 대승적으로 따르겠다는 정치권 합의와 선거구획정위의 전문성 지원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형 기자  kimt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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