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시대에 제한급수라니…
최첨단 시대에 제한급수라니…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08.0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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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태형 기자]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급증한 물 수요 등의 영향으로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위협받고 있다. 급기야 물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7일부터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중산간 마을 20곳을 대상으로 격일제 급수가 시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격일제 급수 원인으로 “예년에 비해 비가 너무 적게 왔다”며 강우량이 4년전 가뭄 때보다 3분의 1 가량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예전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강우량이 적은 가뭄 날씨에는 제한급수를 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사실 도내 상수도 시스템 구축과 수자원 관리 시스템이 미흡했던 1970~80년대 당시 제한급수는 빈번한 일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거슬러 올라가면 물이 너무 귀해 ‘물허벅’을 지고 바닷가 용천수를 길어왔던 시절도 있었다.

이 같은 장면은 이제는 모두 옛날 얘기일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물인터넷(IoT)로 모든 설비를 관리하는 최첨단 시대에서도 제한급수는 없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말 그대로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제한급수 원인을 자연재해로 돌리는 수자원 행정의 무책임함에서 찾을 수 있다. 이상기후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앞으로 더욱 극심한 가뭄이나 국지성 호우 등이 예견되고, 이로 인해 제한급수는 물론 지하수에 직접적인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심각한 상황은 이미 10년 이상 전부터 예측이 됐고 종합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여론도 이어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연재해로 원인을 돌리는 게 우리가 살고 있는 최첨단 시대의 현실이라는 게 참 어이가 없을 뿐이다.

수자원 관리시스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주의 섬이라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지하수는 반드시 지켜야 할 자연자원이며, 이에 대한 총체적인 관리시스템이 재정비돼야 한다.

이번 제한급수는 냉철히 따진다면 ‘인재(人災)’다. 불가피성도 일부 인정할 수 있지만 도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하는 제한급수는 더 이상 없게 만드는 것은 분명 행정의 몫이라는 점을 새겨들어야 한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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