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단수.폐사.생육불량...메마른 제주 '초비상'
[종합] 단수.폐사.생육불량...메마른 제주 '초비상'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08.06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비 기대 태풍 비껴가면서 중산간 격일제 급수...넙치 떼죽음, 밭작물 시들 등 1차 산업 피해 확산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6일 제주시 광령2리 한 농가가 제한 급수로 인해 3일만에 농업용수가 공급되자 물을 받아놓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서귀포시 월평동 한 양식장에서 넙치들이 폐사해 직원이 죽은 넙치들을 걷어내고 있다. <임창덕 기자·연합뉴스 kko@jejuilbo.net>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제주지역에서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이 지속되면서 섬 전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수원지의 유입량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 제한 급수가 시작돼 확대 시행이 예고되는가 하면 주요 농작물의 작황이 부진하고 양식 어류들이 폐사하는 등 1차 산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가뭄과 폭염은 이례적으로 7월부터 지속돼온 가운데 모처럼 단비를 뿌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태풍 ‘노루’마저 제주를 비껴가면서 앞으로 갈수기가 지속될 경우 도민들의 식수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데다 농민들의 1년 농사에도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7일부터 제주시 월평과 해안, 유수암, 광령1‧2, 고성2리(이상 홀수일 급수), 금악과 봉성, 상명, 저지, 어음1‧2, 상가, 소길, 납읍, 서귀포시 광평, 동광, 상천, 상창, 서광서리(이상 짝수일 급수) 등 중산간 마을 20곳을 대상으로 격일제 급수가 시행된다.

이는 장기간 가뭄으로 어승생수원지의 저수량이 총 60만6800t에서 최근 7만t 이하까지 줄어든 데 따른 조치다. 어승생수원지의 유입량이 평소 하루 1만8000t에서 5500t까지 격감했다.

올해 도내 강우량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322㎜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강수량보다 373.5㎜가 부족하고, 격일제 급수가 실시된 2013년과 비교해도 143.6㎜가 적은 수치다.

제주시 삼양과 외도, 이호, 서귀포시 강정 수원지 등 주요 취수원의 지하수 용출량도 평시 하루 8만6000t에서 7만t으로 19% 줄면서 도심권 제한 급수도 검토되고 있다. 새벽에 4시간 동안 상수도 공급을 조절하고 낮에는 관로나 급수구역별로 조정하는 방안이 적용될 전망이다.

1차 산업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고수온 현상으로 바닷물이 29~30도까지 오르면서 서부지역 양식장 8곳에서 넙치 20만 마리 이상이 죽었고, 추가적인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성산읍 한 양계장에서 출하를 앞둔 육계 500여 마리가 무더위로 폐사했다.

농작물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강우량이 부족한 애월과 한경을 중심으로 콩이 정상 발육하지 못해 작황이 나쁜 상태다. 이달 말부터 브로콜리‧양배추 등의 정식과 마늘 파종시기가 도래하면 모종을 밭에 이식하는 작업이 늦어지고 정상 생육에도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맞물려 도내 지하수 관정 4865개(2016년 기준)의 67%에 달하는 농업용 관정(3261개)의 사용량 폭증으로 물 공급난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하수 용출량이 줄고 수압 약화로 고지대 등의 단수가 예상된다. 서부지역 해안가 일대 관정들은 해수 침투까지 발생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비상급수체계 상황실을 운영하고 도민 안내도 강화할 것”이라며 “갈수기 지속 시에는 제한 급수가 장기간 유지되고, 시내에도 공급량 조절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하수 기준수위 관측정 20곳의 수위도 지난 10년보다 2.3m(최대 4.75m) 이상 낮아졌다. 최근 1곳은 1단계 기준수위 아래로 떨어졌다.

지하수 기준수위는 3단계로, 1단계 땐 다량 이용자에게 절수가 권장된다. 2단계와 3단계에선 다량 이용자는 최근 3개월 평균 이용량의 10%와 30%를 각각 줄이고 관정은 하루 12시간(2단계)과 8시간(3단계) 아래로 가동해야 한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