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노루'에 철저한 대비를
태풍 '노루'에 철저한 대비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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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반갑잖은 여름 손님 ‘태풍’이 다가온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슈퍼 태풍 ‘노루’가 북상하면서 제주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올여름 제주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첫 태풍이다. 태풍 노루는 크기가 현재 중형이나 강도는 ‘매우 강(强)’이고, 최고 풍속 45㎧를 기록하고 있다. 3일 이후 크기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나 강도는 ‘매우 강’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망된다.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도 이 태풍 노루를 최대 풍속 기준으로 카테고리 5 슈퍼 태풍으로 분류했다. 이번 태풍은 생성 과정이나 진행 방향, 속도가 보통의 경우와 달리 의외성이 많아 경로 추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의외성이 강할수록 경각심을 일깨워야 하고 기상예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태풍이 눈앞에 다다라서야 태풍의 실질적인 위험을 경보하면 뭘하는가.

그건 태풍 예보가 아니라 태풍 중계다. 기상청이 조금이라도 일찍, 보다 능동적이고 자신있는 자세로 예보를 한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태풍 자체는 천재지변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태풍 피해를 보면 그 피해를 키운 것은 재난관리시스템의 부실이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것이 아니라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태풍의 경로 예측 실패로 인해서 대비할 시간 자체를 빼앗겨버리고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여름 우리 모두는 이상하리만치 태풍에 무감각해 있다. 지난 6월 중순 장마가 시작됐지만 마른 장마가 계속된 탓일지 모른다. 별다른 장마 피해가 없다 보니 태풍에 대한 위험도 잊어버렸는지 걱정이다.

태풍은 바람만이 아니다. 태풍과 동반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멀쩡하던 지반이나 구조물이 내려앉고 하천 범람 등으로 수해를 입기 마련이다.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파손이나 비닐하우스 붕괴, 감귤 농가의 낙과 피해도 도시 침수 피해에 못지 않다. 조업하는 어선들의 손실도 막중하다.

기상예보만 잘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아무리 예측이 어려운 변수가 많다고 하지만 예보된 태풍에 주택, 도로가 물에 잠기고 세워둔 차량이 휩쓸려 간다면 그건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다. 최근 몇 년간 태풍 상황을 보면 그 어느 하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기능한 적이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소 잃은 후 호들갑 떨며 외양간 고치는 습성은 버려야 한다. 제주도는 사소한 부분까지 매사 철저히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 더 이상 태풍이 지나간 후의 뒷북으로 도민이 눈물을 흐르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하천이나 교량, 절개지, 주택가 배수시설, 각종 공사장의 안전시설에 이르기까지 태풍에 대비한 철저한 점검과 정비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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