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한 시민의식’, 쓰레기 넘치는 피서지
‘저급한 시민의식’, 쓰레기 넘치는 피서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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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의 대외 쟁경력은 깨끗함이다. 도민들은 자주 접하기 때문에 이를 잊고 지내지만 제주 이외의 지역에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청결한 제주’에 감탄한다. 도민들 또한 타 지역을 둘러보고 돌아 온 뒤에는 제주의 깨끗한 자연환경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제주의 청정자연 환경은 고유한 경관자원과 더불어 그 일대를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모두의 노력이 어우러져 빛을 보게 된다. 아무리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 경관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최근 제주의 인기 관광지 주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제주일보 취재기자의 현장 확인 결과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 산책로 주변에선 인근 카페 등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커피용기와 함께 페트병 등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곳 외에 다른 관광지도 상황은 이와 비슷했다. 함덕 해수욕장은 물론 삼양해수욕장 인근에서도 방문객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피서지 쓰레기 문제는 제주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전국 유명 피서지가 여름철만 되면 쓰레기 무단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져온 쓰레기를 되가져 가자는 슬로건이 피서객들이 몰리는 장소를 중심으로 내걸리지만, 되가져 가는 것은 둘째 치고 인근에 조성된 지정 쓰레기 수거장에 같다 놓는 것조차 망각한 피서객들이 속출한다. 이 때문에 모처럼 큰 마음먹고 피서지를 찾았던 시민들은 도착부터 기분을 망치기 십상이다.

제주의 해안도로는 이제 특정한 사람들만 찾는 공간이 아니다. 타지방에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도 해안도로와 해안도로 주변에 형성된 올레길을 애용한다. 이처럼 해안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이 일대에는 이들을 소비층으로 하는 카페를 비롯한 영업장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영업장은 또 다른 쓰레기 배출원으로, 이곳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해풍을 타고 밀려드는 해양쓰레기와 뒤엉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해안도로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의 말처럼 매일 치워도 끝이 없다는 표현이 지금 유명 카페 등이 즐비한 제주해안도로 주변의 모습이다.

쓰레기 문제는 시민의식 수준을 측정하는 가늠자가 된다. 비교가 쉽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집에, 자신의 마당에 쓰레기를 버릴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그 장소가 ‘내 땅이 아닌 곳’이면 문제가 안 된다. 궁극적으로 개인의 문제지만, 해안도로 또는 피서지 주변 각종 영업시설들 또한 자신들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쓰레기 처리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민과 업체가 ‘내일처럼’ 쓰레기 배출과 회수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제주 관광지 이미지를 먹칠하는 쓰레기 불법투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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