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영을 배웠는지 알게 됐어요”
“왜 수영을 배웠는지 알게 됐어요”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7.07.24 19: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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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생존수영교육-내 생명은 내가 지킨다 <4>도구를 활용한 생존

[제주일보=고선호기자]

#불시 위급상황, 냉정을 찾자

“배가 침몰하는 경우와 같은 수상에서의 대형 사고는 대처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당황하지 않고 냉정을 찾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14일 오전 삼성초등학교 실내 수영장에서는 월랑초 4학년 학생들의 상반기 마지막 생존수영 교육이 한창이었다.

이날 수업은 실제로 학생들이 물에 빠졌을 경우를 가정한 모의 생존 시험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한꺼번에 물에 뛰어들어 갖가지 위험요소를 직면하며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체득해 나갔다.

담당교사와 강사들은 크게 호루라기를 불고 고함을 치며 실제 위급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학생들을 당황케 했다.

몇몇 아이들은 당황해 부유물을 잡지 못하거나 수영을 하며 가장 자리로 도망가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나림 학생은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고 물에 뛰어들라고 한 다음부터는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우왕좌왕 했어요”라면서 “그동안 우리가 왜 수영(생존수영)을 배웠는지 알게 됐어요”라고 수업 효과를 체감했다.

반면 선생님들의 가르침대로 긴장하지 않고 과자봉지, 페트병 등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안정적인 자세로 물 위에 떠있는 학생들도 있었다.

고강혁 학생은 “이곳이 학교 수영장인 건 알고 있었는데도 아이들이 당황하니 저도 무서웠어요”라면서도 “그래도 막상 물에 들어간 다음부터는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대처법이 생각나서 배운 대로 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자신있는 영법 구사해야

위급상황 대처 훈련이 이뤄지기 전 수영장 양 쪽 레인에서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수영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진행됐다.

스포츠 강사 이덕수씨(51)는 “영법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학생들이 안정적이고 편하게 구사할 수 있는 한 가지 영법을 제대로 구사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위급상황에서는 그동안 해온 방법이 곧 본인만의 생존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배영과 자유형 등 자신이 편하게 구사할 수 있는 방법으로 헤엄치며 자세를 교정 받았다.

박현지 학생은 “선생님이 옆에서 팔과 다리를 잡아주고 자세를 고쳐주셔서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때 보다 훨씬 편해졌어요”라며 “이제는 다른 곳에서도 자신 있게 헤엄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주변의 사물을 이용하라

이날 수업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자봉지, 페트병, 구명조끼 등의 부유물을 활용해 생존하는 법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교육에 들어가기 전 강사들은 수영장 풀에 생존도구들을 가득 풀어놓았다. 강사가 호루라기를 두 번 불자 학생들은 일제히 수영장으로 뛰어들어 몸을 의지하기 위한 도구들을 품에 안았다.

강사들은 “움직이지 말고 (도구를)꼭 껴안고 있어요”라며 “바다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파도 등 예기치 못한 위협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힘을 아끼고 구조를 기다리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이내 학생들이 모두 도구들을 껴안고 물에 떠있자 강사들은 그 위로 물을 뿌리며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해상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물에 제대로 떠있기만 해도 구조에 용이하기 때문에 개인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이덕수 강사는 교육을 마무리하며 “이 같은 실전대비 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제상황에서의 생존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전에서 생존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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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기 2017-07-25 16:03:41
제주도 교육청. 이 생존수영 교육을 강화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저희 한국안전수영협회가 보급하고 있는 맨몸으로 물에 뜨는 잎새뜨기 생존수영법은 페트병이나 과자봉지가 없이도 맨몸으로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기한 생존수영법입니다. 잎새뜨기 생존수영 교육을 위해 제주 지부를 곧 설치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