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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역사’ 제주시민복지타운
정흥남 논설실장 | 승인 2017.07.13

[제주일보=정흥남 기자] 1998년 6월. 민선 2기 지방선거가 치러진 당시 제주시장 선거 쟁점 중 하나가 시민복지타운 조성사업이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현직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이 일대를 가칭 ‘중앙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반해 국민회의 후보는 지금의 형태인 ‘시민복지타운’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제1야당 후보에게 현직 시장이 패배했다.

국민회의 후보의 당선으로 제주시 종합경기장 남동쪽 일대 156만㎡에 잔디광장, 전망대 등을 갖춘 중앙공원 조성사업은 역사에서 지워졌다. 이후 이 일대 일부가 관공서와 상가 및 주거단지가 들어서는 지금의 시민복지타운이 됐다. 이 과정에서 4만4000㎡의 제주시 청사 예정부지가 만들어졌다.

제주시는 2011년 시청이전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시민복지타운 시청 예정부지에 관광환승센터, 비즈니스센터, 쇼핑아울렛, 공공디자인센터 등 활용 방안이 나왔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렇게 생겨난 시 청사 예정지 30%의 면적에 사회초년생이 주 입주자인 780세대의 공공임대아파트(행복주택) 조성사업을 지방정부인 제주도가 확정했다.

#현 제주시청이전 가능한가

더불어 민주당 제주도당이 최근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 반대 논평을 냈다. 민주당 제주도당 주장의 요지는 “사업의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다 할지라도 이미 절차적 정상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사업이라면 이를 그대로 추진할 경우 감수해야 할 사회적 비용과 행정력 손실 등을 생각하는 것이 더 공익에 가깝다”는 것으로 함축된다.

그런데 ‘절차적 정당성 훼손’ 문제에 대해선 그 자체가 논란이다. 시민복지타운 외곽 주민들은 반대하지만 시민복지타운 내 주민들은 찬성한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2011년 제주시의 시청의 이전불가 입장을 ‘비법(非法)적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실제 시청 이전은 제주시청을 ‘삶의 언덕’으로 기대어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시민들의 생계와 직결된다. 이들이 시청이전을 수용할 리 만무하다. 제주시청 이전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에 찬성하는 도민들도 많다. 반대를 외치는 거친 목소리에 묻혀 있을 뿐이다. 오히려 반대하는 사람들 보다 많을 지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반대 주장의 경우 ‘기득권’으로 상징되는 주택사업자들의 입장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도심 요충지 780세대의 거대 공공임대주택은 그 자체게 이들에겐 눈엣가시이기 때문이다. 또 이 사업으로 2000명 내외의 새로운 젊은 층이 생길 경우 정치·경제적 위상 약화가 불 보듯 자명한 주변 기득권층의 불안감과 반발도 한 몫 한다.

#‘중앙공원 물거품’ 역사 잊어

이 순간. 사회라는 무한경쟁의 전쟁터에 나가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땀 흘리는 ‘미생’들의 간절함은 제주 곳곳에 차고 넘친다. 그런 그들에게 ‘금싸라기 땅’은 안 되니, 딴 곳으로 가라고 등 떠민다. 이 청춘들에게 시청사 용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선 안 된다는 논리가 이해될 리 만무하다. 때문에 지금의 이 논란은 이들을 더 슬프게 한다.

지금 논쟁이 일고 있는 이 일대 50만평 가까운 땅은 과거 한 때 제주의 센트럴 파크 격인 ‘중앙공원’ 후보지였다. 그런데 그 중앙공원이 물거품 된 역사는 지워졌다. 그 역사를 지운 제주의 정치 또한 4000평의 땅도 내주지 못하겠다고 반대를 외치는 기득권을 모방한 것 같은 소리를 한다. 그제 제주지역 3개 대학 총학생회가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찬성입장을 밝혔지만 이들의 순수한 소망도 기득권의 거센소리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 결혼한 제주지역 초혼 신혼부부 1만3474쌍 가운데 무주택 신혼부부는 7922쌍으로 전체의 60%에 육박한다. 한해 1500쌍이 넘는 제주의 신혼 청춘들에게 일생에 한번 뿐인 그 흔한 ‘달콤한 신혼의 잠자리’조차 함부로 꿈꾸지 말라고 겁박한다.

제주의 모습이다.

정흥남 논설실장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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