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조장·기준 모호…영어 영재 결국 ‘폐지’
사교육 조장·기준 모호…영어 영재 결국 ‘폐지’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7.07.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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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결여·교육목적 상실 등 당초 취지 무색, 존폐 여부 논란 이어져
내년 인문분야 과정 ‘문예창작’만 남아…언어 영재 ‘발굴 포기’ 우려도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제주지역 초‧중학교 영어 영재교육 과정이 내년부터 폐지된다.

제주도교육청은 학생 선발기준과 적합성, 교육 내용 등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영어 영재교육 과정을 폐지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최근 제주도 영재교육진흥위원회 회의를 열고 올해 영어 영재교육 대상자 전형을 폐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영어 영재교육이 조기교육을 유발하면서 또 다른 사교육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또 대상자 선발과정에서 나타나는 영재교육 정체성 결여와 교육 목적 상실 등도 영어 영재교육 폐지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

지금까지 영어 영재교육 대상자 선정이 영어 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면서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영재교육 취지와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영어 영재교육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영어 영재교육 과정 폐지로 내년 영재교육 대상자 전형은 음악, 미술, 수학, 과학 분야와 함께 인문분야에서는 ‘문예창작(한라중)’만 남게 됐다.

도교육청은 영어 영재교육 과정이 폐지됨에 따라 내년부터 영어 심화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지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교육 당국의 영어 영재과정 폐지는 언어 영재의 발굴·양성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실력 위주의 영재과정 선발은 사교육 조장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영재교육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는 측면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영재교육의 패러다임 변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글로컬 영재’를 양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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