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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알고 쓰기, 화장품의 유효기한김미영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KBII 한국뷰티산업연구소 수석연구원
제주일보 | 승인 2017.07.04

[제주일보] 화장품의 법적인 유통기한은 없다. 이는 각 제조사가 결정하는 것으로 제품이 유통되고 소비되는 동안 제품에 문제가 생기지 않고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오래된 화장품은 효능 효과가 반감될 뿐만아니라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화장품의 유효기간을 정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 할 수 있다. 우선, 미생물에 의해 화장품이 오염되지 않는 기간이다.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정제수가 많이 들어간 토너는 쉽게 오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오일제품은 오염이 잘 되지 않는다. 전성분에 트레할로스, 베타인, 레시틴, 셀룰로오스 등과 같이 균이 좋아하는 성분이 있다면 빠른 오염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빨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생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살균보존제를 사용하는데,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벤조익엑시드 등의 성분들 중에서 제형과 제품에 맞는 적합한 성분을 선택하여 최적의 농도를 첨가한다. 다만 살균보존제에도 독성이 있으므로 함량이 많으면 피부에 자극을 유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화장품이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이다. 주름, 미백, 자외선차단제는 식품의약안전처에서 결정한 성분을 일정농도이상 사용해야 기능성화장품으로 표시할 수 있다. 대부분 효능원료는 시간이 경과함에 다라 자연스럽게 분해되고 직사광선이나 열에 노출되면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기능성성분을 함유한 제품은 유통기한 중 효능성분을 90%이상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최고의 효능물질이라고 해도 분해된 후 사용하면 아무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제조사들은 효능물질이 최고의 효과를 유지 할 수 있는 기한을 유통기한으로 결정한다.

많은 제조사들이 정해 놓은 유통기한은 대개 스킨토너는 1년, 크림은 2년, 자외선차단제는 6개월 정도이다. 마스카라, 리퀴드 혹은 젤 아이라이너는4~6개월(마스카라가 건조하다면 물을 넣어 다시 사용하지 말고 그냥 버리도록 한다.)모이스처라이저, 세럼, 파운데이션은 1개월~1년, 파우더 제형 제품은 2년~3년, 립스틱, 립글로스, 립 펜슬은 2~3년이다.

미국에서는 스킨케어 제품이나 메이크업 제품의 유통기한을 FDA에서 관리하지 않는다. EU 제품도 유통기한 규제가 없지만 소비자들에게 제품 개봉 후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시스템은 있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병 모양 심벌에 M자가 들어 있는 로고와 숫자가 있는데, 이것이 개봉 후 몇 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로고이다. 알파벳 M은 달을 뜻하며, 숫자는 몇 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표시이다. 유럽에서는 이것을 개봉 후 사용 기한(Period After Opening(PAO) date)이라고 한다.

제품을 일단 개봉하면 빛, 공기 그리고 박테리아에 의해 제품 수명이 급속하게 짧아지기 시작한다. 만약 제품의 색상이 변했거나 줄줄 흐르거나 덩어리지거나 분리되거나 역한 냄새가 나거나, 피부에 발랐을 때 느낌이 다르다거나 하면 당연히 버려야 한다. 또 용기가 팽창되어 있거나 훼손되어 있으면 당연히 안의 내용물 역시 문제가 있다는 것이므로 버려야 하고 제품이 박테리아에 노출되면 냄새가 나고 금방 변질되므로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주의해서 잘 살펴보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수분이 들어 있는 제품은 제품 안의 수분이 박테리아를 빠르게 증식시키기 때문에 제품 수명이 가장 짧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왁스 제형이나 수분이 약간만 포함된 제품, 식물성 추출제품은 박테리아에 덜 민감하다. 수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예를 들어 파우더)은 수명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만약 제품에 ‘무방부제’라고 쓰여 있다면 정말로 주의해야 한다. 방부제가 없으면 박테리아가 급속도로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가 어떻게 사용하고 보관하느냐에 따라 제품 상태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제품을 캐비닛이나 서랍장에 보관하고, 제품 사용 전에 손을 닦고, 사용 후 매번 뚜껑을 잘 닫는다.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제품 수명이 짧아지고, 제품을 구입한 날짜를 병 바닥에 적어놓는 습관을 가지며 눈에 질병이 생겼다면 눈에 사용하던 제품을 버리는 게 좋다. 선스크린, 여드름 제품, 그리고 레노바(Renova) 혹은 레틴–A(Retin–A) 같은 처방 제품과 항생제의 경우에는 항상 유통기한을 지킨다.

화장품의 유통기한과 사용기한에 여지껏 전혀 신경을 못썼다면 지금부터 화장품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유통기한은 화장품이 제조된 날로부터 제품의 변질이 없이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기한을 말하며, 사용기한은 개봉하는 순간부터 안전하게 사용가능한 기한을 의미한다. 화장품 개봉 후에는 성분이 산화되기 시작하여 빠른 사용이 더 현명할 수 있을 것이고, 세일 상품이라고 마구 골라 담기보다 유통기한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함을 꼭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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