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정 3년, 그리고 기대
원희룡 제주도정 3년, 그리고 기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0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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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취임 3년을 맞았다. 원 지사를 지금에 있게 한 2014년 6월 제주에서 실시된 제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른바 ‘제주판 3김의 잘못된 행태’으로 상징되는 ‘제주판 적폐’심판의 장이 됐다. 그 결과 ‘제왕적 도지사’에 대한 공직사회 뿐만 아니라 일반 도민들의 염증이 적나라하게 표출됐다. 이는 시쳇말로 ‘시껫집’ 한번 돌아보지 않은 후보가 발품도 제대로 팔지 않은 채 선거전에 뛰어들어 압도적 표차로 경쟁 후보를 따돌리는 결과를 만들었다. 까마득하게 오래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불과 3년 전 제주에서의 일이다.

원 도정 출범 후 제주는 여러 방면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이른바 ‘제왕적 도지사’의 퇴조다. 이는 원 지사가 취임하자마자 밝힌 ‘선거과정에서 특정인 또는 특정 집단에 빚진 게 없다’는 소신과 무관치 않다. 과거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 돼 온 공직사회의 줄서기와 편 가르기가 없어졌다. 지방행정을 멋대로 주물러 온 관료조직 사유화 시비가 사라졌다. 공직사회가 이처럼 ‘정상화’되면서 과거 도정 때마다 되풀이 돼 온 대형 사업을 둘러싼 ‘특혜논란’ 역시 사그라졌다.

원 도정 지난 3년이 얻은 최대의 수확은 난개발 제동이다. 물론 일부 ‘업자’로 상징되는 기득권의 반발로 의미가 퇴색됐지만, 자연녹지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한 도시계획조례 개정이 그 것이다. 나아가 산록도로 위쪽 지역에 대한 대규모 개발사업 억제 정책도 그 중 하나다. 원 도정이 얻은 또 다른 성과는 행정 시스템의 ‘수평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지사가 주재하는 회의는 도청 직원은 물론 행정시와 심지어 읍면동 직원들까지 일을 멈추고 경청해야 했다. 때문에 제왕적 도지사의 ‘말씀 한마디’에 지방 행정조직 전체가 요동쳤다. 원 도정 3년이 지나면서 과거 이 같은 맹목적 권위주의가 사라졌다. 물론 일부 정책의 집행 과정에서 협치의 실종 또는 갈등의 양산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게 본질은 결코 될 수 없다.

제주라는 사회는 아직도 업자로 지칭되는 기득권 세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의 입장에선 원 도정의 ‘합리적 행정시스템’이 달가울 리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저런 비판과 시비의 뒷면에는 상당부문 ‘저의’가 따른다. 업자들의 이런 저런 시비는 결국 ‘반칙’을 수용하라는 것이다. 지난 3년이 보인 것처럼 옳은 정책을 옳은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 밖에 달리 길이 없다. 비판을 위한 비판, 그리고 그 과정에 기생하는 음습함과의 타협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 결단코 거부하고 저항해야 한다. 선량한 제주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것이 지속가능한 제주의 발전을 담보하는 길이라면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 욕먹을 것을 두려워 말고 오직 제주와 도민만 보면서.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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