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함께 버린 양심…‘쓰레기광장’ 된 탑동광장
쓰레기와 함께 버린 양심…‘쓰레기광장’ 된 탑동광장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06.28 17:3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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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광장에서 음식물 섭취한 뒤 쓰레기 두고 가
매일 500ℓ 가량 발생…결국 치우는 건 봉사자 몫
발생한 쓰레기 되가져가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제주일보=김동일 기자] “아이고, 말도 못합니다. 매일 새벽만 되면 쓰레기장이 따로 없어요.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 지난밤에 술 마시고 놀다가 그냥 버리고 간 거죠.”

28일 먼동이 틀 무렵인 새벽에 찾은 제주시 탑동광장. 광장 곳곳에 남은 음식물은 물론 각종 쓰레기와 술병, 플라스틱 물병 등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어 ‘쓰레기 광장’을 방불케 했다.

여름철 밤이 되면 북적이는 탑동광장이 다음 날 아침이면 광장을 뒤덮은 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널브러진 쓰레기를 치우는 건 매일 아침 이곳에 나오는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쓰레기를 치우고 있던 건입동새마을지도자협의회 관계자는 “여름철이 되면서 광장에서 밤새 술을 마신 뒤 치우지 않고 그대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매일 쓰레기종량제 봉투 50ℓ 용량 9장 정도의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주말에는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광장에서 나온 쓰레기는 스스로 치워야 하는데 그냥 버리고 간다”며 “결국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매일 새벽에 나오는 봉사자들의 몫”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시민들이 머물던 자리에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떠나거나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 더미를 놓고 간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그런가 하면 떡볶이와 아구찜, 케이크 등 먹다 남은 음식물이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특히 무더워진 날씨로 인해 냄새를 풍기면서 파리가 꼬이는가 하면 비둘기들이 삼삼오오 모여 남은 음식물들을 먹고 있었다.

제주시는 지난 15일부터 탑동광장 질서 계도반을 꾸려 쓰레기 투기와 주류·음식물 섭취행위 등에 대해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인해 매일 500ℓ가량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광장에 널브러진 쓰레기로 인해 산책을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관광객 이동현씨(53·경기도 군포)는 “숙소 근처에 광장이 있어 산책하러 나왔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인해 환경미화원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주인의식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머물렀던 자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재식 제주시 경관디자인담당은 “매일 새벽 5시부터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등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데 쓰레기가 많을 때는 오전 9시까지 치운 적도 있다”며 “행정에서 강제적으로 음식물 섭취를 막을 수는 없다. 시민들께서 광장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등 남을 배려하는 기초질서 지키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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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2017-06-29 15:06:28
조례로 범칙금 왕창 상향 조정해라. 재활용 쓰레기 배출로 도내 각 가정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잖냐. 저것들만 예외가 되서 되겠나? 저런 것들은 적발시 엄청난 벌금형에 처해야 저 짓을 못한다. 아울러 각 항포구 여름만 되면 술판 벌이고 동네 소란스럽게 하고 쓰레기 버리는 것들도 좀 단속바란다. 백날 제주 홍보에 돈을 쓰면 뭐하나 저런 것들 때문에 제주 이미지 다 깎아묵는데.

gkfmqkd 2017-06-29 09:43:32
청정했던 지구에 살 자질이 못되는 인간부류에 속한다.
이런자들이 없어져야 환경이 깨끗해지는데 대책이 어렵다.
한마디로 없엘수도 없고 각자의 양심에 맡기는 것은 사실이데
그렇다고 방치해 내버릴수도 없는 일, 참, 골치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