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100일, 제주관광 큰 충격 없었다
사드 보복 100일, 제주관광 큰 충격 없었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7.06.25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인 빈자리 내국인이 채우며 상쇄…여행업·관광숙박업 변화 미미
관광업계 "일부 업종 피해…저가관광 근절 기회 의미도"

[제주일보=정용기 기자] 우리나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한국여행 전면금지 조치(금한령)를 내린지 100일이 지났지만 제주관광에는 당초 우려했던 큰 충격파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사드 보복 해제 움직임 속에서도 저가 구조의 외국인 단체관광 병폐를 차단하면서 질적 관광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 실효성을 높일 실행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70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26만명에 비해 18만명(2.4%) 줄었다.

이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격감, 해당 기간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155만명)의 50% 수준인 79만명으로 격감한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격감했지만 내국인 관광객이 빈 자리를 채웠다. 특히 수학여행단과 국제회의 행사 등의 단체 관광 수요까지 잇따르면서 충격파를 완화시켰다. 해당 기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630만명으로, 작년 동기(571만명)보다 59만명(10%) 늘었다.

이에 힘입어 사드 보복 현실화 후 휴폐업이 우려됐던 관광사업체도 큰 변동 없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업 중인 도내 여행업체는 1077개소로, 사드 보복이 시작된 지난 3월 1080개소에 비해 3개소 줄어드는데 그쳤다. 관광숙박업은 지난 3월 396개소에서 지난달 398개소로 소폭 늘었다.

업종별로는 외국인면세점을 비롯한 쇼핑센터 등의 중국인 단체관광객 전용 업종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내국인 단체 대체효과 등으로 우려했던 직격탄은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사드 보복 후 기념품 판매점, 중국어 관광통역 안내사 등 일부 업종에서 피해는 있었지만 제주관광 산업에 타격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중국 업체만 배불리는 제주 중국인 관광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뜯어 고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새정부 출범과 맞물려 직항노선 판매 재개 등 사드 보복 해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시장의 저가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송객수수료 법제화 등의 대책은 아직도 난항을 겪으면서 질적 전환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관광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시장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책이 이번에 유야무야된다면 앞으로 중국자본의 관광개발 사업장 완공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더라도 제주지역으로의 낙수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 만큼 확실한 실행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