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에 무릎 끓은 한라산 천연솔숲
재선충병에 무릎 끓은 한라산 천연솔숲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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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한라산 국립공원 천연 솔숲이 소나무 재선충병에 굴복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에 문제가 드러났다. 요지는 한라산 해발 900m 지점인 어리목 입구 도로변 소나무 1그루와 해발 730m 고랭지 시험포 입구 소나무 2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재선충병 감염목이 발생한 곳은 한라산국립공원 서쪽 경계선 안쪽 지점으로, 해발 900m 어리목 입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한 지역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이번에 발견된 지역은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자체적으로 이동하거나 차량 등에 붙어서 이동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우선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서식밀도를 낮추기 위해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에 오는 8월까지 항공방제를 5차례 시행한다. 1100고지까지 서식하고 있는 소나무에 대해서는 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를 한다. 제주도는 또 한국산림기술사협회에 의뢰해 오는 10월까지 '한라산국립공원 내 고도별 재선충병 정밀 방제 전략'도 수립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2015년 녹색기술단에 의뢰해 '한라산국립공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전략'을 수립해 매뉴얼에 따라 나무예방주사와 고사목 제거작업을 벌여왔다.

한라산 백록담을 정점으로 하는 한라산국립공원 면적은 1만5333㏊로, 이 가운데 소나무 림의 면적은 6.4%인 988㏊다. 한라산국립공원내에는 50만 그루의 소나무가 서식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지금까지 재선충병 안전지대로 인식돼 왔다. 제주도는 그동안 한라산 국립공원 외곽 경계선을 재선충병 확산의 마지노선으로 삼아 다각적인 예찰, 방재활동을 전개했다. 그런 한라산 국립공원 경계선이 무너졌다. 한라산 국립공원에서의 재선충병 발생은 일차적으로 제주도의 방재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은 인가와 축산농가 등이 상대적으로 적어 항공방제에 적합한 지형적 특성을 가진다. 그런데도 뚫렸다. 또 솔수염하늘소가 차량 등에 붙어서 이동하는데 따른 대응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 시급한 것은 재선충병이 한라산 국립공원 중심부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감염목을 철저하게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기존 수립한 대책을 재점검 하는 동시에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재선충병 확산 억제책을 세워 집행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한라산국립공원까지 재선충병이 침입한 원인과 그 경로를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고, 추가 발생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한라산 국립공원 소나무만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한라산은 제주와 나아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한라산 국립공원 천연 솔숲이 상처받는 것은 제주의 핵심 청정자산에 상처를 남기는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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