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첫 한미정상회담 앞둬 신중모드
청와대, 첫 한미정상회담 앞둬 신중모드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7.06.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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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에 ‘한미관계 도움안돼’ 제동…박지원, 시기장소 부적적 불구 “옳은 말”
한미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방한한 토머스 섀넌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 일행이 14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임성남 1차관과 면담을 한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청와대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첫 한미정상회담을 앞둬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 양국간 핵심의제인 북핵·사드문제를 놓고 접근방법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문정인 특보의 발언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자 우선 ‘한미관계에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 진화에 나서는 한편 최근 일본의 한 매체가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의 방한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청와대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새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정상회담을 앞둬 여러 설(說)들이 자칫 양국의 이견으로 비춰질 수 있어 사전에 오해를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19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책임질만한 분이 오늘 (청와대 입장을) 전달했다”며 “문정인 특보께 별도 연락을 드려 한미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에 대해 엄중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 특보의 발언은 개인차원의 아이디어로 문 대통령과 사전조율은 없었다며 다만 출국 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만나 개인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문 교수의 발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행위가 활동중단을 전제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과 꽉 막힌 한반도 외교안보의 원인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한미 동맹의 변수가 될 수 없다’제안이다.

그러면서도 ‘문 특보의 발언이 문 대통령과 배치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딱 부러지게 어디까지 맞고, 틀리다 재단할 바는 아니고,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해 완전히 선을 긋지는 않았다.

문 교수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은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에서도 있었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89)이 한반도 평화구축 방안 토론회에서 ‘사드체계가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능력 효과가 거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원치 않으면 사드를 철수해야 한다’ ‘사드 배치의 유일한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야당의 비판이 계속되자 문 교수의 발언에 대해 ‘시기와 장소가 적절치 않다’고 비판하면서도 “2016년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핵 폐기는 늦었고 동결 협상을 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한미훈련을 축소 또는 중단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고 유수의 미국 지도자들도 다 찬동했다"며 정상회담을 앞둬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장관 임명에 대해 야당의 불만이 문 교수의 발언으로 불똥이 튀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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