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 곳 찾아 헤매는 청년들
오늘도 살 곳 찾아 헤매는 청년들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06.18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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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동일 기자] 제주시 시민복지타운 내 시청사 부지에 행복주택을 짓는 문제를 두고 도민사회에서 찬반양론이 뜨겁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탓에 주택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을 위해 목 좋은 곳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과 본래 목적대로 사용이 어렵다면 미래세대를 위해 공공용지를 그대로 남겨둬야 한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사실 임대주택 건설에 따른 반대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뒤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그러나 임대주택 공급은 사업 초기부터 순탄치 않았다. 서울시는 임대주택 공급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구가 보유한 시유지 및 택지지구를 활용하기로 했지만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교통체증 심화와 학교 과밀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임대주택 대신 공공시설을 지으라고 요구했다.

모양새는 조금 다르지만 제주에선 본래 목적대로 활용이 어렵다면 그대로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행복주택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해당 부지에 건설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미래세대를 위한 일인지 좀 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에는 ‘오포세대’를 넘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칠포세대’라는 자조적 용어까지 등장했다. 계속 오르는 집값에 ‘금수저’가 아닌 이상 제주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은 한낱 꿈이 돼버린 지 오래다.

청년들은 오늘도 살 곳을 찾아 헤매고 있다. 돈 없는 청년들을 위해 목 좋은 곳에 임대주택을 짓는 일이 논란거리가 돼야 한다는 현실이 슬프고 서럽다.

다만 충분한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정책을 추진하는 행정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행정과 주민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소통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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