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시민참여
축제와 시민참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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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영. 문화기획자 / 관광학 박사

[제주일보] 문화기획자로의 일상은 늘 지역의 소소한 축제 프로그램 기획, 축제 자문과 평가, 문화예술 프로그램 모니터링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축제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받는 일이 적지 않다.

평소 문헌 및 현지조사를 통한 잘 만든 축제들의 사례연구, 지역문화 콘텐츠 조사 연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지역에서 자연자원, 특산물, 역사문화 자원 등 각기 다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축제들의 발전방안은 필자에게도 늘 고민일 수밖에 없다.

늘 드리는 제안이 있다면 ‘왜 축제를 개최하는지’, ‘축제라는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그리고 ‘누가 즐기기 위한 축제인지’를 항상 고민해 달라는 것이다.

▲시민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축제=축제에서 시민참여의 핵심은 축제 준비 단계부터 동참의 기제를 제공하여 ‘우리’가 함께 만드는 축제라는 주인의식 고취와 사전 워크숍 운영을 통해 축제 개최기간에 제공될 즐거운 체험 거리를 함께 준비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축제를 만드는 사람과 찾아오는 사람들이 즐거운 축제로 만드는 데 있다. 이러한 시민참여는 축제의 프로그램 아이디어 응모를 통한 소극적 형태의 프로그램 기획 참여에서 사전 준비 프로그램의 일환인 시민참여 워크숍 운영으로 부분적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프로그램 제작 참여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현상이 최근 소규모 마을 축제, 전통문화 축제를 넘어 대규모 공연 예술 축제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참여를 통한 축제의 사회·문화적 의미 확산 및 재생산=세계인류무형유산이면서 국가무형문화재(제13호)인 강릉단오제 때 강릉시민들은 매년 가정의 안녕과 단오제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신주미 봉정에 참여한다. 2017 강릉단오제에서는 총 5574세대에서 171가마(80㎏)가 접수되었는데 이러한 신주미는 단오제 기간 중 제례에 쓰일 신주와 수리취떡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강릉단오제 기간동안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무료 시식용으로 제공된다.

울산 마두희 축제는 3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울산 전통 줄다리기인 마두희를 재현하는 축제로 올해는 축제 한 달 전부터 큰 줄 당기기에 사용할 큰 줄꼬기 작업에 시민들이 참여하였을 뿐 만 아니라 유료로 진행된 큰 줄(굵기 80㎝, 길이 80m)을 당기는 줄다리기 행사에는 2800여 명이 사전 참가 신청하였다고 한다.

2005년부터 매년 5월 안산에서 개최되는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시민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공연예술 축제로 2017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서의 시민 참여형 개막프로그램을 시민과 공동 기획한 결과 사전 워크숍 및 공연에 참여한 시민이 총 4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영등할망름질걷기’는 매년 음력 2월 1일에 제주로 와서 같은 달 2월 15일에 우도를 통해 떠난다는 영등할망의 발자취를 퍼레이드 형식으로 구성한 축제이다.

2017년 축제에서는 한수리(대섬밧당영감또), 하례리(소귀나무와 남내소), 건입동(영감신 일곱형제), 우도(돈짓당) 등 참여 마을 특유의 콘텐츠를 마을마다 펼쳐지는 퍼레이드라는 그릇에 담아내었다.

시민참여는 축제의 대중성, 프로그램 완성도를 넘어 문화기획자와 시민 참여자 간의 수평적 관계 형성 노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문화기획 현장에서 현재 진행형인 시민 참여형 축제 만들기 노력은 앞으로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 구성과 다양한 계층의 참가자 확대를 이끌어냄으로서 조금이나마 지역 축제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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