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명칭 변경에만 그쳐선 안 돼
해수욕장 명칭 변경에만 그쳐선 안 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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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 해수욕장이 옛 명칭을 다시 찾았다. 종전 해수욕장 명칭 대신 ‘해변’으로 사용 돼 온 것을 해수욕장으로 환원한 것이다. 해수욕장이 해변으로 명칭이 바뀐 것은 7년 전이 2009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제주도는 ‘해수욕장’이라는 명칭만 쓸 경우 4계절 내내 즉 연중 ‘써먹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쉽게 말해 ‘해수욕장’이라는 명칭은 여름한철을 상징하는 단어로 생각했다. 그래서 해수욕장을 ‘해변’이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제주의 대표적 해수욕장인 함덕 해수욕장은 ‘함덕 서우봉해변’으로 중문해수욕장은 ‘중문 색달해변’으로, 이호해수욕장은 ‘이호 테우해변’ 등으로 바뀌게 됐다.

2014년 12월 시행된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해변 대신 해수욕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토록 했다. 제주도는 그런데도 계속 ‘해변’을 고집했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해수욕장들은 대부분 ‘해수욕장’ 명칭을 고수했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해수욕장 대신 ‘해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관광객들과 주민 모두 혼선을 겪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제주도가 이번에 해변이라는 이름을 해수욕장으로 환원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 해수욕장으로 환원은 결과적으로 제주도가 ‘우물 안 행정’을 자인한 셈이지만, 결국 올바른 결정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제주도의 이번 해수욕장 명칭 환원은 우선 이달 말부터 해수욕장 개장이 시작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도는 명칭변경을 확정한 만큼 앞으로 제주의 해수욕장들이 연중 지역주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사랑받은 ‘친수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해수욕장이 인근 지역발전에 기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내 해수욕장은 각자가 닮은꼴이 거의 없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해변’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던 경우에서 잘 드러난다. 이 때문에 도내 대부분 해수욕장은 인근 지역과 연계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의 해수욕장은 어디에 내놔도 모자람이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수질은 대한민국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그런데 제주의 해수욕장 인근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이 경쟁적으로 몰려 있다. 물론 사업주 입장에서 볼 때 경치가 좋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사업장을 만드는 것이 뭐나 잘못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분명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제주 해수욕장은 인근 마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해수욕장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에 이익을 남기는 ‘공공의 자산’으로 자리해야 한다. 본래의 이름을 찾은 해수욕장이 사계절 내내 지역 이익에 부합하는 자산으로, 그 역할을 극대화 할 수 방안이 모색되길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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