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교체 사명으로 출마...제주 가치 복원해야"
"시대교체 사명으로 출마...제주 가치 복원해야"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6.03.1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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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예비후보에 듣는다-더민주 박희수] "제2공항으로 생존권 위협받는 주민들의 반대는 정당"

4·13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박희수 예비후보(54·더불어민주당)는 ‘시대 교체’를 정치적인 사명으로 꺼내들었다. 제주 정치의 혁신을 위해 나이와 경력에 초점을 맞춘 ‘세대 교체’가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예비후보는 이미 4차례 제주도의회 의원을 거쳐 의장까지 지낸 베테랑 정치인이다.

그는 3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정치는 어깨에 힘주고 폼 잡는 것이 아니”라며 “군림의 정치가 아니라 도민들의 삶에서 출발하는 양심의 정치가 요구된다. 도민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바꾸기 위한 생활정치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도의회 시절 회고가 뒤따랐다. “4번의 도의원 활동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정치를 펴기 위해 노력했다. 민생현장을 발로 뛰며 주민들과 호흡을 맞췄다. 의장 시절에는 의회 조정자만이 아닌 도민의 마음이 돼 제주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는 데 혼신을 다했다.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박 예비후보는 여의도로 시선을 돌려 “국회는 주권자인 국민과 도민을 외면한 채 당파적 이익에 함몰되고 권력의 달콤함에 안주해 왔다. 구태와 결별할 때”라며 “제주 정치는 혁신해야 한다. 제주를 제주답게 만들고 지킬 새 인물로 바꾸는 시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의 시대정신으로 ‘제주 가치의 복원’을 꼽았다. 제주 가치의 변질과 훼손에 대한 처방이다. 박 예비후보는 “세계의 보물인 제주가 사라지고 있다. 생명과 평화, 공존의 가치가 무너지고 제주만의 원형이 변질되고 있다”며 “도민사회는 권력 앞에 무너져 한숨과 비탄에 휩싸여 있고 환경은 자본의 위력에 파괴되고 있다. 자본의 노리개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주가 점점 제 모습을 잃고 있다. 다시 제주답게 복원해야 한다”며 “제주의 원형질은 상생으로, 평화와 희망이 공존하는 곳이다. 제주를 되돌려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원희룡 도정에 대한 평가로는 “출범 당시 도민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협치를 전면에 내세울 때 행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제2공항과 도시첨단산업단지, 영리병원, 해군기지 등 현안에서 협치가 작동했다고 보는 도민은 많지 않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도 소통 부재로 예산 갈등과 불화를 겪었다”고 비판했다.

박 예비후보는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운동에 대해 “반대의 본질은 주민들이 삶의 공동체의 근원이 파괴되는 데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누구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반대운동은 정당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제2공항 입지 결정 과정에서 공론화 과정이 생략된 것이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자칫 제2의 강정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원 도정은 무조건적으로 정책을 강행할 게 아니라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뜻을 경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예비후보는 제주지역 현안으로 외지 자본의 지역경제 잠식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맞물려 대다수 서민들에게 불안감과 허탈함을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자유도시 체제 이후 투자진흥지구 지정 등을 통해 외국·대규모 자본에 막대한 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면서도 풀뿌리 골목상권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어 역차별 논란마저 일고 있다”며 “대규모 개발 중심의 제주 발전 전략에 대한 냉철한 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 국회에 입성하면 당장 법 개정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제안했다.

“그동안 생명과 평화의 땅을 파괴한 개발의 열매가 누구에게 귀속됐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제 제주의 주인인 도민을 위한 국제자유도시 체제로 전환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특별법 역시 목적부터 분야별 내용까지 외부 자본이 아닌 도민 중심 체제로 이뤄지도록 전면 개정돼야 한다. 제주 미래가 도민 중심으로 설정되고 풀뿌리 경제를 재구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박 예비후보는 총선 라이벌로는 당내 경선 상대인 현역 강창일 의원을 들고 “강 의원은 3선 국회의원 활동을 통해 4·3문제를 비롯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반면 해군기지와 영리병원 등 비중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과연 책임 있게 해결했는지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며 “경선 과정에서 깨끗하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싶은 인생 스토리를 묻자 “서문시장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늘 서민들의 생활을 보고 자랐다”며 “젊은 시절 제주대 총학생회장 때도 원칙과 소신을 갖고 약자의 편에 서서 일했고 정치에 들어선 후에도 항상 서민 편에 서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박 예비후보는 “도의원 선거에 일곱 번 도전해 네 번 당선되고 세 번 고배를 마셨다”며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정신이 항상 저를 일으켜 세웠다. 서민과 약자를 대변해야 한다는 절박한 신념과 탄탄한 철학이 정치적 행보의 동력”이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박희수 예비후보는…

제주제일고와 제주대 법학과를 나왔고 제주지역 386도의원들의 맏형 격이다.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방의회가 부활한 1991년 28세 나이로 첫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이후 2010년 지방선거까지 모두 7차례 제주도의원 선거에 출마해 4선에 성공했다. 제5·6·8·9대 도의원을 지냈고 9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을 지냈다. 취미는 등산과 독서, 종교는 천주교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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