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집중되는 중국발 미세먼지
봄철에 집중되는 중국발 미세먼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2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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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제주일보] 제주도 자연환경은 유네스코 3관왕을 통해서 그 가치를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유엔환경계획(UNEP) 제8차 특별총회 및 세계환경장관회의’와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개최를 통해 이미 국제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2020년에는 ‘세계환경수도’로 지정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도가 최근 다량의 쓰레기 발생과 함께 하늘이 잿빛으로 변해버린 대기오염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세계환경수도가 되려면 환경평가지표 기준에 부합하는 녹색도시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또 녹색수도는 대기질, 교통시스템, 폐기물 관리가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그러나 최근 제주의 모습은 이들 세 영역 모두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인들이 물러가면서 쓰레기 문제가 잠시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그 뒤로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하늘을 온통 잿빛으로 뒤덮고 있다.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와 황사가 연일 대기질을 악화시키고 있어서 세계환경수도는 고사하고, 당장 외출 시에도 마스크를 챙겨야 하는 오염 속으로 내몰리고 있다.

제주도는 유수한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자체 오염원이 거의 없는 국내에서 가장 청정한 지역이다. 그리고 한반도, 중국, 일본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서 편서풍을 타고 유입되는 중국의 오염물질 영향을 평가하기에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 제주지역의 풍향은 봄철에 주로 북서풍이 불고 가을과 겨울에는 북풍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면에 여름에는 북태평양에서 이동하는 남동풍이 주류를 이룬다. 따라서 편서풍이 우세한 봄철에 중국대륙에서 이동하는 기류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중국의 대기오염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자체 오염원이 많은 도시지역에서는 오염물질이 외부에서 유입된 것인지 자체적으로 발생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가 없다. 그러나 제주도와 같이 자체 오염원이 없는 청정지역에서는 오염물질의 농도변화를 풍향별로 비교하면 외부에서의 유입 정도를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제주지역 대기 미세먼지의 경우 상당량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10 마이크론(머리털 굵기의 5분의 1 정도) 이하의 먼지를 의미한다. 또 미세먼지 농도(μg/㎥)는 세제곱미터 부피 내의 부유 먼지를 마이크로그램(백만분의 1그램)으로 나타낸 값이다.

지난 5월 6~8일에 제주를 통과한 고농도 황사의 경우 고비사막과 내몽골에서 발원하여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었고 최고농도가 232μg/㎥로 평소 30μg/㎥ 정도인 평균농도에 비해 8배 정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기 미세먼지는 발생기원과 구성 성분에 따라 황사와 연무 입자로 구분된다. 최근에 제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세먼지는 연무 형태로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굴뚝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주성분이다. 일반적으로 연무는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에서 반응하여 생성된 2차오염물질로 구성된다. 이러한 2차오염물질은 황산염과 질산염과 같은 화학물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물에 쉽게 녹기 때문에 폐로 흡입되면 혈액을 통해 자유롭게 이동하여 인체 위해성을 나타낸다.

반면에 황사는 미세 토양입자가 주성분이기 때문에 유해 화학물질의 양이 낮아 농도가 높더라도 인체 피해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 제주지역의 미세먼지는 대체적으로 연무 형태를 띠고 있고, 최근 몇 년간 점차적으로 그 농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피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봄철에 집중되고 있는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부분 연무 형태를 띠고 있고, 중국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각종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지속적인 감시와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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