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와 제주 마을관광의 미래
알리바바와 제주 마을관광의 미래
  • 제주일보
  • 승인 2017.05.11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은.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처장

[제주일보] 알리바바를 설립한 마윈은 2014년부터 천현만촌(千县万村)이라는 농촌생활 향상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윈은 중국 최대 오픈마켓인 타오바오에 농촌분야 거래사이트를 만들고 현급(县级)과 촌급(村级)에 서비스 센터를 설립해 중국 농촌을 거대한 쇼핑몰로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중국 저장성에 위치한 2000 가구 정도의 칭옌루라는 시골마을 주민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전자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마을이 타오바오에서 운영하는 쇼핑몰만 2800개 정도로 연매출은 40억 위안(약 65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알리바바는 농촌마을에 무료 인터넷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개인 오픈마켓 운영을 지원해 농산물을 도시로 파는 물류센터 운영을 돕고 있다.

그리고 센터 근무자인 파트너라 불리는 직원을 뽑아 중국 전역에 84만명을 파견하여 상품주문, 발송대행과 같은 업무를 하게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하고 있다. 이 파트너 모집은 700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청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타오바오 농촌사업은 중국 농촌생활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생필품과 구매하기 어려웠던 농업용품을 쉽게 구매하여 생활편의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사회 청년실업 문제는 매우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인구절벽 시대를 대비한 지방과 농촌인구 감소 역시 지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다. 알리바바의 사례는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농어촌 지역활성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 사례는 4차 산업 혁명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빅데이터, 3D프린팅, 자율주행, 공유경제 등 어느덧 우리사회 전 분야에 파급되어 보편화 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된 사회와 그 연결성을 담보하는 정보기술로 요약되는 4차 산업 혁명의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협업 시스템과 인력의 중요성을 4차 산업 혁명의 성공요소라 제시하고 있다. 4차 산업 사회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를 정보기술로 연계하고 이에 대한 빠른 적응과 활용, 그리고 민첩한 관리 시스템이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농촌에서 이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제주관광은 지나친 양적성장을 질적성장과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정책흐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치와 내실’을 중심목표로 하는 질적관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이 관광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마을관광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1차 산업 생산을 관광과 연계하여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다음 세대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결국, 알리바바의 사례가 제주 마을관광에 주는 시사점은 온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판매경로를 확대하고 생활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물품구매를 손쉽게 하여 마을에 주민이 경제적 소득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면서 정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4차 산업 시대에 부응한 정보기술을 활용한 구조적 시스템을 만들고 이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년을 비롯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제주 마을의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조상대대로 지켜온 제주마을의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지켜내고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마을관광 활성화로 인해 주민불편, 지가상승, 마을공간의 상업화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가치를 모두가 함께 지켜 나가야 한다는 점은 우리가 앞으로 주의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