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0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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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시인 / 제주대학교 제주씨그랜트센터 연구원

[제주일보] 지금 대한민국에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과거 빈곤하고 낙후된 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선도할 수 있는 결단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현재 충분히 산업적으로 발전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될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통합의 리더십일 것이다. 반목과 갈등이 심했던 남아프리카를 안정시키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던 넬슨 만델라의 리더십이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남아프리카는 1948년부터 1990년대까지 인종갈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넬슨 만델라는 1994년 4월 남아프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백인이 함께 치른 총선에서 승리하여 흑인 최초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만델라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백인들이 주도한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에 억압받던 시민들이 유혈사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만델라는 용서와 관용의 리더십을 펼쳐 남아프리카의 갈등을 봉합하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

만델라는 1918년 남아프리카 음타타의 템부족 추장의 아들로 태어나 흑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대학교육까지 받고 변호사를 역임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정부의 흑인 탄압과 인종차별 등의 현실을 목격하면서 1944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설립하여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맞서 흑인인권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그는 비폭력 노선을 고수했으나 1960년 발생한 ‘샤프빌 대학살’을 계기로 비폭력으로는 민주화를 이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폭력 무장노선으로 전환, 아파르트헤이트 정부의 인종차별 정책에 대항했다. ‘샤프빌 대학살’사건은 인종분리 정책에 반대하는 흑인들을 향해 백인 경찰이 무차별 사격을 가하면서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만델라는 저항운동을 이어나가다가 1962년 경찰에 체포돼 2년 여의 재판 끝에 종신형을 선고받아 27년의 옥고를 치르고, 1990년 석방됐다.

만델라는 1994년 76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승리는 흑인이 아닌 남아공인 모두의 것이고, 이제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료할 때이며, 우리를 분리한 틈새에 다리를 놓아야 할 시간”이라며 화합의 뜻을 밝혔다.

만델라는 과거사 청산을 위해 데스몬드 투투 주교를 위원장으로 한 ‘진실화해위원회(TRC)’를 구성하고,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은 과거사 청산의 모델을 제시하며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마디바(Madiba)라는 칭호를 얻었다. 과거사 청산에 기여한 데드몬드 투투 주교와 백인 정권의 마지막 대통령인 FW 데 클레르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남아공은 네덜란드계·포르투갈계·영국계·프랑스계 백인을 비롯해 컬러드·아시아계 등의 인종이 어우러져 있고 11개 공식언어와 다양한 문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무지개 나라(Rainbow Nation)’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모든 인종이 공존하는 무지개 나라를 통해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려는 이상을 제시했다. 또 연임이 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평화적인 정권이양을 통해 퇴임 후에도 만델라재단을 설립,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며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되었던 갈등을 봉합하고 안보를 굳건히 하면서 대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아름다운 무지개처럼 민주주의 꽃을 활짝 피워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넬슨 만델라처럼 퇴임 후에도 존경받고 사랑받는 대한민국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두 손 모아 염원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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