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띠 집중단속,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
안전띠 집중단속,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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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안전띠는 교통사고 때 운전자나 탑승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마지막 끈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도외시 한다는 것은 무모하거나 무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16년 교통문화지수’ 결과를 보면 제주시는 안전띠 착용률이 63.3%에 머물러 인구 30만 이상 전국 28개 도시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제주시가 전국에서 가장 무모하고 무지한 도시라는 얘기다.

제주지방경찰청이 이런 부끄러운 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사전 홍보·계도 기간을 거쳐 15일부터 안전띠 집중단속에 들어간다. 그러나 안전띠 단속 못지않게 모든 시민 스스로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려는 관심과 노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린이들이 유아용 안전시트에 앉지 않고 안전벨트도 착용하지 않은 채 달리는 승용차 안에서 노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이처럼 어린이를 방치하는 것은 어린이에 대한 살인미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걸 보면 시민 모두 안전에 대한 의식전환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했을 때 교통사고 사망자를 크게 줄인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그로인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음도 확인됐다. 운전자들에게 안전띠를 메도록 의무화한 것은 순전히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다. 안전띠 착용으로 인한 운전자나 탑승자가 추가로 지불해야할 비용은 없다. 단지 착용을 일상화하면 되는 것이다. 요즘 봄철 행락 인구가 늘어나면서 제주도내 교통질서도 어지러워졌다. 이번 경찰의 안전띠 집중단속은 명분도 좋거니와 시기도 적기다. 다만 경찰이 안전띠 집중단속에 앞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운전자들이 첫 번째로 꼽고 있는 희망 사항은 교통이 혼잡한 제주시 중심가에서 안전띠 착용 단속을 해야하느냐는 것이다.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가 된 이상,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야 하겠지만 교통소통에 지장을 주는 중심가에서의 단속은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직장이나 주거지 아파트 단지 부근에 도착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띠 단속을 하는 것도 가급적 피해달라고 주문한다.

두 번째는 사전 홍보와 계도 기간을 거치겠지만 미착용자를 무조건 단속해 범칙금을 부과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못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특별한 상황을 설명하고 충분한 이유가 있는 때는 아량을 베풀어야지 몰인정하게 단속하는 건 지나치다. 현장 상황과 운전자 개인적 형편을 수용해주는 신축성 있는 단속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예를 들어 긴급한 환자를 수송하기 위해 황급히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에게 차를 세우고 범칙금을 부과하는 매몰찬 단속은 피해야 한다는 얘기다.

단속 실적 위주로만 법 집행을 하지 말고, 시민을 보호하는 유연한 자세로 운전자들을 대해줘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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