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협회가 중점을 둬야할 일
제주해녀협회가 중점을 둬야할 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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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특별자치도 해녀협회가 출범했다. 해녀협회 창립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 협약에서 권장한 토착(土着) 공동체의 적극적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이다. 도내 102개 어촌계 전·현직 해녀 9500명과 6개 지구별 수협 등으로 이 협회를 구성함으로써 해녀문화와 관련한 공동체가 모두 참여한 셈이다. 명실공히 제주도 해녀를 대표하고 있다.

해녀협회의 출범은 앞으로 해녀문화의 보존·전승과 활용해나가는 중심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제주해녀문화는 여성이 일궈낸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유일무이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해녀문화는 제주여성들의 생업수단이었다. 해녀들은 대대로 이어진 해양지식을 습득해 평균적으로 하루에 7시간, 1년에 90일 정도 ‘물질’을 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가 제주 해녀문화에서 주목한 점은 이같은 지역성과 여성성이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가 등재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제주해녀’가 아니다. ‘제주해녀 문화’다. 제주해녀문화는 해녀들의 물질, 해녀들의 안녕을 빌고 공동체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잠수굿, 바다로 나가는 배 위에서 부르는 노동요인 해녀노래와 그 연대성, 어머니에서 딸이나,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세대간 전승되는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여성의 역할 등으로 구성된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이러한 제주해녀문화가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고 자연친화적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며, 관련 지식과 기술이 공동체를 통해 전승된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이 문화가 특정 지역의 해양지식에 기반을 두고있으며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여성들이 가정에 경제적으로 기여해 여성의 권리를 증진했고, 여성의 일이 갖는 중요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높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제 제주도의 예산 지원으로 출범한 해녀협회가 중점을 둬야할 일은 ‘사람’이 아니라 ‘문화’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해녀협회가 무엇보다 해녀문화의 전승과 보존, 활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해녀들의 고령화 대책과 권리증진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해녀는 일본해녀인 ‘아마(海女)’도 있고, 부산과 울산, 강원도 등지에도 있다.

그러나 ‘물질’ 문화의 세대간 전승과 해녀의 가정 역할이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중시하고 공동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 뿐이다. 제주해녀문화가 남다른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제주해녀협회의 창립은 이런 독특한 해녀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한편 활용해나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제주도도 ‘제주해녀의 날’ 지정과 같은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해녀문화의 보존’에 심혈을 쏟아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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