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공직자세 언제까지 그냥 둘 것인가
방만한 공직자세 언제까지 그냥 둘 것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5.12.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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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집행되는 각종 업무들이 제멋대로이거나 부당하게 처리된 사례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그동안 도민들의 민생과 혈세를 믿고 맡기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믿기 어려운 사실들이다. 이는 한마디로 제주도 공무원들의 기강이 크게 해이해졌음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 이외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지난 9월7일부터 12일간 제주도청의 2012년 10월 이후 업무전반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부당한 업무집행 사례들이 다수 적발됐다고 지난 28일 발표했다.

감사결과를 보면 제주도청에 문제가 없는 부서가 없고, 도민 혈세로 집행되는 예산들이 마치 공무원들의 자기 호주머니 속 돈처럼 멋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들을 보면 2012년 이후 추진한 학술용역의 88.7%가 입찰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는가 하면 어떤 용역사업은 예산조차 편성하지 않고 다른 사업비에서 3억원을 부당하게 집행했다가 적발됐다. 그리고 13건의 용역사업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용역을 체결했으며,. 심지어 5건의 용역사업은 그 결과를 활용도 하지 않아 예산만 낭비했다가 감사위에 지적됐다.

더욱 가관인 것은 글로벌 제주브랜드 구축 및 마케팅 전략방안의 하나로 제주심볼마크를 현행 ‘Only Jeju’에서 ‘Find your Jeju’로 바꾸려다가 종전 브랜드에 비해 특별히 좋아 보이지 않고 도민 공론화 과정이 부족한데다 교체에 따른 비용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7억원의 용역비를 날렸다.

그런가 하면 해외 벤치마킹이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워 도의원과 공무원, 관련기관 직원들로 시찰단을 구성한 뒤 교류협력 실적 하나없이 관광지 위주의 시찰에 나섰던 사실도 적발됐다. 한마디로 짬짜미 해외시찰이다.

이번 감사위에서 적발된 사실들은 너무 많아서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엉터리 부실용역에 갖은 특혜, 인사 부정들이 난무하는 제주도청이라면 도민들로부터 더 이상의 신뢰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이전의 우근민 도정도 그렇고 지금의 원희룡 도정도 비켜가지 못했다.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그동안 잘못된 관례도 그렇지만 안일하고 방만한 공직자들의 자세가 문제를 계속 키워왔다. 제주도청의 업무는 살펴보면 층층계단이다. 아무리 각 부서마다 전결권이 있다고 하지만 도정의 업무가 한 사람으로 집행되는 곳이 아니라면 상급자들의 감독에도 문제가 많다. 알면서도 넘어가는 안일한 근무태도는 엄히 처벌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지적된 내용들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 잘못된 사안은 반드시 재발하지 않도록 일벌백계로 다스리기를 요구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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