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열린 행정 '씁쓸한 뒷맛'
서귀포시 열린 행정 '씁쓸한 뒷맛'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7.03.2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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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기자는 지난 2월 27일 서귀포시청을 대상으로 ‘서귀포보건소 증축사업 추진 현황’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7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김용범 위원장이 서귀포시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서귀포보건소를 서귀포의료원 인근 공영 주차장 건물로 이전해 ‘서귀포 의료권역 섹터’를 통해 의료 취약 계층 등에게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라는 제언 후 관련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보공개 처리 기한 막바지가 돼서야 받은 답변은 황당함, 그 자체였다.

정보통신망(e-메일)을 통해 지난 14일 받은 자료에는 ‘서귀포보건소 증축에 따른 설계용역 발주 2월 22일’ 단 한 줄 뿐이었다. 행정이 발표하는 보편적 자료에 포함돼 있는 ‘사업 추진 이유, 사업비, 규모, 기간, 설계용역 비용 및 기간, 앞으로 남은 일정 등’ 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에 기자는 자료를 보내온 서귀포시청 담당자의 사무실 연락처를 ‘묻고 또 묻고 또 물어’ 담당자와 통화했다.

“서귀포보건소 증축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정보요청에 대한 답변이 한 줄로 왔어요.”

“현황 보내드렸잖아요. 2월 22일 설계용역 중이라고요.”

“사업 추진 이유와 사업비 얼마를 언제 확보해 언제 시작했고, 현재 어느 단계이며, 앞으로 어떻게 추진 될 것인지 등 내용이 필요한데요.”

“저하고 생각이 다르시네요.”

한동안 머릿속이 멍했다. 대화를 이어 가지도 못했다.

그 때 옆에서 대화 내용을 듣던 다른 기자가 “고 기자가 잘못 했네. 감히 공무원과 생각이 달라? 공무원에 맞춰야지”라고 충고(?)를 했다.

열린 행정을 추구하는 서귀포시를 생각하면 아직까지도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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