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최근 대통령 탄핵사태에 이어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는 ‘장미대선’ 정국의 영향으로 올해 제69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자칫 홀대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4‧3 추념식 참석 여부가 아직까지 불투명한 가운데 일부 정당의 경선일정 상 대선후보 선출날짜가 겹치면서 대권주자를 비롯한 주요 정치인이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양윤경)에 따르면 황 대행의 4‧3 추념식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27일이나 28일쯤에 구체화될 예정이다.
특히 정당별 경선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결정일과 4‧3추념일이 겹치면서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들의 참석이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더민주 관계자는 “4‧3 추념식 공식행사가 오전 10시부터 30분간 진행되는 시간에 맞춰 대선후보들과 당 지도부가 참석한 후 곧바로 돌아가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초단기 레이스인 ‘장미대선’ 속에서 다른 정당도 4‧3 추념일을 전후해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할 예정이어서 각종 변수에 따라 4‧3 추념식에 불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정당별 빠듯한 경선일정 상 대선후보들의 제주 방문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대선 주자를 포함해 주요 인사들이 4‧3 추념식에 맞춰 대거 제주를 찾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4‧3희생자유족회 관계자는 “국가기념일에 걸맞은 4‧3 추념식이 되길 바랄 뿐”이라며 “경선 일정 상 일부 정당 대선주자 등의 불참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로, 4‧3은 도민의 아픔이자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인 만큼 국가 지도자가 되려면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