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 생태계 교란, 예방체계 필요하다
외래종 생태계 교란, 예방체계 필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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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생태계는 개발로만 파괴되는 것이 아니다. 외래 동·식물의 유입과 확산이 더 큰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식용으로 국내에 들여온 황소개구리와 큰입배스가 입증했다.

번식력과 포식성이 왕성한데다 천적마저 없는 황소개구리와 큰입배스가 자연으로 유입되면서 제주도내 저수지와 하천에 살던 토종개구리 같은 양서류와 어류들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외래종의 생태계 교란은 동·식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결국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인간 삶의 문제다.

최근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생물’을 보면 동물 6종 가운데 꽃매미를 빼고 5종이 제주도에 분포하고있다. 황소개구리와 큰입배스, 뉴트리아는 물론이다. 물고기 알과 치어는 물론 수초까지 먹는 파랑볼우럭(불루길), 작은 생물들을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붉은귀거북도 제주에 확산됐다.

식물도 14종을 지정했는데 이 가운데 7종이 제주도에 퍼져있다고 한다.

개민들레(서양금혼초)를 비롯, 돼지풀, 털물참새피, 물참새피, 도깨비바가지, 애기수영, 미국쑥부쟁이 등이다. 개민들레는 유입된지 10년이 넘어 5·16도로, 평화로, 산록도로 등 주요도로변을 차지해 5월 말부터 9월까지 마치 ‘제주대표 꽃’인양 노랑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있다.

해마다 제주도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가면서 제거를 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임야와 목장 등지로 더 확산된 상태다. 그동안 개민들레를 이용한 약품개발 등 별의별 대책을 다 내놓았다.

하지만 효과도 없고 단편적인 미봉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외래 동식물문제가 이슈가 됐을 때 일시적으로 관심을 가지다가 다시 방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일단 유입된 왜래종의 퇴치가 이렇게 힘든 것이다.

개민들레만이 아니다. 돼지풀 등 다른 외래종도 제주도 산야와 마을 주변을 점령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처럼 철저한 사전 평가와 조사를 통해 생태계 교란 위험성이 있는 동식물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했어야 했다.

이제는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드는 일’이고, ‘사후 약방문’ 격이 됐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이미 들어온 것들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야만 비용도 줄이고, 피해도 줄일 수 있다.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 동식물을 발표한 것은 이런 목적에서 일 것이다. 생태계 교란을 최소화하는 사후 관리가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사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국가간, 지역간 교류가 늘면서 외래종의 유입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외래종이 문제를 일으킨 뒤에야 ‘뒷북’을 치고 떠들게 아니다. 사후 대책이 아니라 사전 대책을 마련하는 예방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외래종의 유해성에 대한 홍보와 정보 제공은 물론 외래종의 유입 경로를 추적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정밀한 통관 검사를 통해 유입을 사전에 차단해야 함은 물론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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