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하여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하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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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청소년기 자녀를 둔 가족은 이전에 자녀를 양육하고 보호하던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통 이 즈음이 되면 자녀는 신체적으로 성숙하고 부모 세대는 중년이 되며 조부모 세대는 고령이 되어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제 가족 내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이다.

청소년기 자녀들은 더 많은 자율과 독립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런 갑작스런 변화가 가족 내에 긴장감을 조성하게 된다. 자녀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은 부모와 조부모 간 이전에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 혹은 부모 서로 간의 갈등의 요소들을 표면화 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청소년 자녀가 경제적인 지원과 부모로부터 독립을 원하듯이 부모 역시 자신의 부모나 배우자로부터 경제적, 정서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조부모 세대는 경제력을 상실하였고 배우자는 자신의 일만으로도 벅찬 경우가 많다.

특히 자녀의 양육을 전담하던 전업주부인 경우에는 그동안 어린 자녀의 양육에 매달려만 있었는데 자녀가 부모에게서 독립을 요구하며 떨어져 나가게 되면서 다소 휑하게 비어버린 듯한 사이가 낯설어지며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도 한다. 하지만 경력이 단절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새로운 시작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다 무엇인가를 이루어 놓았는데 자신만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는 듯 하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이래저래 가족 내의 스트레스와 긴장이 한층 커지게 된다.

이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은 자녀의 급속한 몸과 성적인 성숙이다. 그래서 자녀의 자아정체감이 확고해지면서 ‘자유를 달라’고 외치게 되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이 때 가족이 이 단계를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다음의 질문들을 부모 스스로에게 하면서 자녀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와 얽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부모 자신) 자신의 청소년기는 어떠했는가? ▲나는 청소년기 동안 다른 가족들과 어떤 관계를 가졌는가? ▲나는 청소년기 동안 부모 사이가 멀어졌는가? 가까워졌는가? ▲조부모님이나 다른 친척들과는 멀어졌는가? 가까워졌는가? ▲새로운 친구, 세상의 많은 생각들과 가치들을 수용적이고 흥미있게 받아 들였는가?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을 글로 써보면 더 좋다. 쓰다보면 자신의 청소년기가 떠오르면서 부모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어느 새 똑같이 자녀에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청소년기에 크게 상처를 입지 않는다면 점차 어른이 되어 자신의 아이를 갖게 되고 자신이 부모가 가졌던 가치와 태도를 지니게 된다. 처음에는 몹시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대부분의 가족들은 변화에 적응해가며 다음 단계인 자녀독립기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다음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 학교 공포증, 섭식장애, 우울증, 자살시도, 약물남용, 범죄, 가출 , 충동적 행동과 같은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어려움을 가진 가족들이 상담에 왔을 때 상담에서는 가족구성원 모두 청소년기 자녀들의 숙제인 ‘자율성과 독립 주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한 것을 다루게 된다. 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서두에 이야기 했던  ‘융통성의 발휘를 독려 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미래가 생각하는 것처럼 위험하지 않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믿음을 가지려해도 부모 스스로 우울감이 깊다면 어려울 수 있다. 우울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우울의 증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실제로 즐거운 사건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즉 우울증에 깊이 빠지면 자신에게 일어났던 즐거웠던 사건들을 기억하는데 애를 먹는다.

삶에는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들이 많은데 우울감에만 빠져버리면 감정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우울감을 호전시키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많지만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긍정적인 사건 특히 ‘새 출발’의 느낌을 주었던 사건을 기억해 보면 도움이 된다. 눈을 감고 한 번 생각해 보자. “나에게 새 출발은 언제였는지, 어디였는지, 혹은 누구와 함께였는지.”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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